맞벌이 부모의 출퇴근길을 짓누르던 돌봄 공백에 작지만 의미 있는 숨통이 트인다. 캐나다 BC주 정부가 교육 현장 내 돌봄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투입 방안을 발표했다.
BC주 교육부(Education and Child Care) 리사 베어(Lisa Beare) 장관은 나나이모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1년 내에 교내 정식 인가를 받은 방과 전·후 돌봄 공간 약 1,200석을 새롭게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학교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친숙한 돌봄 환경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번 사업을 위해 주 정부의 인프라부가 학교 건물의 개보수 및 용도 변경 비용으로 500만 달러의 자본 예산을 편성했다. 혜택을 받는 대상은 BC주 내 22개 교육청으로, 이 중 나나이모 지역에만 약 200석의 돌봄 공간이 신설될 예정이다.
공간 조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지원도 병행된다. 교직원 교육과 필수 물품 구입 등 초기 설립 비용으로 200만 달러를, 향후 3년간의 운영비 지원금으로 2,000만 달러를 추가로 배정한다. 여기에 더해 올가을부터는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의 초기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290만 달러 규모의 별도 기금 신청도 시작된다.
리사 베어 장관은 “학교 부지 내에 더 많은 돌봄 공간을 만듦으로써, 부모들이 이미 신뢰하고 있는 익숙한 장소에서 고품질의 돌봄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학교 이사회의 돌봄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통과된 ‘학교개정법’의 후속 조치로,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정은 ‘유아돌봄비 절감 이니셔티브(Child Care Fee Reduction Initiative)’를 통해 양육비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에는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현지 돌봄 시민단체에 따르면, 현재 BC주에서 방과 전·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정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보편적 돌봄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 20만 석에 달하는 공간이 추가로 필요한 실정이다.
BC주 돌봄옹호연합의 샤론 그렉슨(Sharon Gregson) 대변인은 “기존 학교 시스템과 방과 후 돌봄을 연계하는 방향성은 부모들이 절실히 원하던 옳은 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1,200석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매우 적다. 밴쿠버 한 도시에만 1,200석을 늘린다 해도 폭발적인 수요를 다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이 아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시도는 반갑지만, 맞벌이 가정의 돌봄 전쟁을 완벽히 끝내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