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을 많이 쬔 후 피부에 새로운 반점이나 병변이 생기면, 단순한 기미일 수도 있지만 피부암의 일종인 멜라노마일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에 따르면, 멜라노마의 주요 원인은 자외선(UV)이며, 이는 햇빛뿐만 아니라 선탠용 인공자외선 기기(썬베드)에서도 발생한다. 특히 5월은 ‘멜라노마 인식의 달(Melanoma Awareness Month)’로, 의심스러운 피부 병변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기미와 멜라노마, 어떻게 다를까?
겉모습은 비슷해도, 기미(노화 반점)는 대부분 무해한 반면, 멜라노마는 심각한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영국 너필드 헬스(Nuffield Health)의 피부과 전문의 크리스 하랜드 박사는 “기미는 주로 햇빛에 많이 노출된 부위에 생기는 평평한 갈색 반점으로, 의학적으로는 ‘태양 흑자(solar lentigo)’라고 불린다”고 설명했다.
기미는 주로 50세 이상, 햇빛에 자주 노출된 밝은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지름 1cm 이하, 밝은 갈색(우유 섞인 커피색)이며, 매끄럽고 평평한 형태를 띤다.
그러나 멜라노마는 이와 다르게 불규칙한 모양, 어두운 색 또는 여러 가지 색깔(갈색, 검정, 분홍 등)을 띠며 퍼지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하랜드 박사는 “초기에는 평평하더라도 점차 융기되고(침윤),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미도 암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기미 자체는 양성(무해) 병변이지만,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 변화를 보일 수 있다.
너필드 헬스의 피부과 책임자 운나티 데사이 박사는 “기미는 간혹 암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암 단계인 렌티고 말리그나(lentigo maligna)나 초기 멜라노마인 렌티고 말리그나 멜라노마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다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병변의 크기 증가 / 모양이 불규칙해짐 / 표면 질감 또는 높이 변화 / 다양한 색상이 섞여 있음 (갈색, 검정, 분홍, 붉은색, 흰색 등) / 출혈이나 궤양, 가려움, 딱지 형성 등
기존에 무해하다고 진단받은 기미라도 정기적으로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암 확인을 위한 ABCDE 법칙
데사이 박사는 멜라노마 의심 병변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ABCDE 법칙을 소개했다.
A (Asymmetry): 좌우 비대칭
B (Border): 가장자리가 불규칙
C (Colour): 색이 균일하지 않고 여러 색이 섞여 있음
D (Diameter): 크기가 점점 커짐
E (Elevation/Evolution): 융기되거나 모양, 색, 촉감 등이 변화함
그는 “3~6개월마다 의심 부위의 사진을 찍고 이전 사진과 비교해 변화 여부를 체크할 것”을 권장했다. 변화가 육안으로 보인다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하며, 더마스코프(특수 확대경)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미용 시술, 멜라노마 발견에 방해될 수도
기미 제거를 위해 레이저, 크림, 마스크 등 미용 시술을 고려하는 경우, 사전에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피부암 가능성이 있는 병변을 제거하거나 자극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랜드 박사는 “레티노이드나 하이드로퀴논 크림 등은 외관상 기미에 일부 효과가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냉동요법(크라이오테라피), 레이저, 강한 펄스광(IPL) 등의 시술은 NHS에서 제공되지 않으며, 비용이 비쌀 수 있고 병변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암과 기미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햇볕에 타지 않도록 주의하고, 어릴 때부터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다.
데사이 박사는 “일년 내내 자외선 차단제(SPF)를 사용하는 것이 멜라노마와 기미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장되는 자외선 차단제 사용 방법이다:
겨울철: SPF 12~15
여름철 및 실외 활동 시: 최소 SPF 30 이상
해외 휴가지 등 강한 햇볕 아래: SPF 50 이상
UVA 차단 기능이 있는 3~5성급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
아연옥(zinc oxide), 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 등의 성분 포함 제품 사용
긴 옷으로 피부 보호 병행
자신의 피부에 나타난 변화가 걱정된다면 지체 없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조기 진단과 치료의 핵심이다.
자료=Independant
정리=여성자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