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통밀·사워도우·호밀빵 고르는 법
건강을 의식한 소비자들이 ‘Brown Bread’라 불리는 통밀빵, 사워도우, 호밀빵 등을 선호하는 가운데, 일부 제품이 실제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영양 성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리얼 브레드 캠페인(Real Bread Campaign)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일부 ‘통밀’ 제품은 최대 절반이 정제 밀가루로 구성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온라인 유통업체 오카도(Ocado)는 자사 제품의 이름을 ‘통밀’에서 ‘브라운’으로 변경한 바 있다.
리얼 브레드 캠페인의 크리스 영(Chris Young) 코디네이터는 “‘통밀’, ‘사워도우’, ‘고대 곡물’, ‘갓 구운’ 등 소비자에게 건강 이미지를 주는 표현이 실제 제조 방식이나 원재료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면 마케팅 문구가 화려할수록, 뒷면 성분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밀빵, 100% 통밀가루 사용 확인해야
영국 ‘빵 및 밀가루 규정(Bread and Flour Regulations)’에 따르면, 제품에 ‘통밀’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경우 밀가루는 전량 통밀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대두가루, 정제 글루텐, 각종 식품첨가물(E 번호)등을 혼합하는 것은 허용되고 있다.
브리티시 다이어트 협회(British Dietetic Association)의 영양사 사미 길(Sammie Gill)은 “빵의 색상이 진하다고 해서 반드시 더 건강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제조사들이 캐러멜화된 설탕이나 몰라세스를 첨가해 색을 인위적으로 진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통밀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재료가 단순하고, 성분표에 통밀가루 외 불필요한 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짜 사워도우, ‘효모’ 없는 발효가 핵심
사워도우는 특정한 발효 과정을 거치는 빵으로, 밀가루와 물로 만든 ‘스타터’를 수일간 숙성시켜 발효시킨 뒤, 자연 발효를 통해 부풀린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유산균은 소화 속도를 늦추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에는 사워도우에 대한 법적 정의가 없어, 제조사가 일반 베이킹 이스트나 화학 팽창제를 사용하고도 ‘사워도우 스타일’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일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제품은 ‘사워폭스(sourfaux)’로 불린다. 길 영양사는 “정통 사워도우는 밀가루, 물, 소금, 스타터 네 가지 재료로만 만들어진다”며 “대형마트보다는 지역 소규모 제과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밀빵도 ‘진짜’는 따로 있다
고섬유질 곡물인 호밀은 장 건강 및 혈당·콜레스테롤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40g 기준 한 조각당 5~7g의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사워도우와 마찬가지로, 영국에는 호밀빵에 대한 구체적인 성분 기준이 없다. 크리스 영 코디네이터는 “호밀가루가 일부만 포함돼 있어도 ‘호밀빵’으로 판매가 가능하다”며 “보다 건강한 제품을 원한다면 호밀 함량이 최소 51% 이상인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건강한 빵 고르는 팁
통밀빵: 성분표에서 100% 통밀가루 사용 여부 확인
사워도우: ‘이스트’, 화학 팽창제, E 번호가 없는지 확인
호밀빵: 호밀 함량 51% 이상 제품 선택
색상은 판단 기준 아님: 캐러멜 색소 등 첨가 가능성 고려
시장에서는 건강을 강조한 빵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지만, 실제 영양과 성분 면에서 기대와는 다른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마케팅 문구보다는 성분표를 꼼꼼히 읽는 것이 가장 확실한 건강 빵 선택법”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