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가고 있다면… 지금 흘리는 땀, 헛되지 않을 것”
말콤 글래드웰(Gladwell)이 말한 ‘1만 시간의 법칙’에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쏟아부어야 하는 ‘deliberate practice’ 시간의 양,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 개념을 원래 연구했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Ericsson)은 그 시간 동안의 ‘퀄리티’가 더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흘린 땀과 좌절을 극복해내는 끈기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길을 걸으며,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누구보다도 더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꿈을 향한 길 위에서 묵묵히 시간과 열정을 바치고 있을 수많은 후배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흘리는 땀이 결코 헛되지 않다고, 꿈을 의심하지 말고 스스로 성장해 나가라고 다독인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상큼한 미소가 예쁜 골프 선생님에게 반해 딸을 바로 맡긴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녀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건 1만 시간 아니라 그 몇배의 세월동안 쌓아왔을 단단한 내공이었다.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CPGA 프로 미쉘 김입니다. 캐나다 국가대표와 미국 대학 NCAA 디비전 1에서 활동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밴쿠버에서 골프 코칭을 하고있습니다.
Q: 주니어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이 궁금합니다.
A: 제 골프 인생은 가족에서 시작됐어요. 아빠는 프로 골퍼셨고, 언니가 먼저 골프 클럽을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골프장에 따라다니게 됐어요. 처음에는 그냥 따라다니는게 재미있었는데, 어느 순간 저도 언니처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클럽을 잡았을 때부터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됐어요. 점점 실력이 늘면서 경쟁심도 커졌고, 목표도 뚜렷해졌어요.
주니어 시절 다양한 대회를 통해 성장하며 캐나다 국가대표로 선발되었고, 그 경험은 제게 큰 자부심과 자신감을 주었어요. 더 넓은 무대를 꿈꾸며 미국으로 향했고, NCAA 디비전 1 골프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해, 경영학을 전공하며 4년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어요.
미국 대학 골프는 훨씬 더 치열한 경쟁의 세계였고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어요. 대학 골프에서 바로 프로로 전향하는 건 매우 좁고 어려운 선택이라는걸 체감했고, 졸업 후에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됐어요. 골프에서 배운 집중력과 끈기를 바탕으로, 졸업 후 IT 회사에 입사해 커리어를 시작했고, 새로운 분야에서도 제 안의 스포츠 정신을 이어갔어요. 지금은 대형 건설 회사 IT 매니저로 재택 근무하고 있고요.
비록 풀타임 투어 프로의 길은 걷고 있지는 않지만, 골프는 여전히 제 삶의 큰 부분이고 퇴근 후에 골프 코치로도 활동하며, 선수로서의 경험, 그리고 골프가 주는 삶의 태도를 많은 분들과 나누며 큰 의미를 느끼고 있어요.
Q: 스포츠를 병행하는 학창시절은 정말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겠죠.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A: 학교생활과 운동을 모두 해내야했던 시절은 힘들었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이기도 했어요. 고등학교때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연습하러 갔고, 주말이나 방학도 대부분 대회나 훈련으로 꽉 차 있었어요. 대학교에 가서는 운동 강도도 높아졌고, 경쟁도 훨씬 치열해졌어요. 학업 부담도 컸는데,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시합을 뛸 수 없게 되어 있어서 공부에도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그러면서 경영과 경제가 저랑 잘 맞다는 걸 느끼게 됐고 교수님들과 자주 소통하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운동과 학업 모두 놓칠 수 없었던 만큼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했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느껴요.
Q: 노력한 만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A: 대학교 가기 전 해에, 1년에 한 번 열리는 BC주에서 가장 큰 주니어 대회와 아마추어 대회, 그리고 캐나다 전국에서 열리는 Canadian Junior Girls Championship을 모두 다 우승하고 그 해를 BC주와 캐나다 전국 골프 랭킹 1위로 마무리했어요.
성과는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라 골프 코치 3명, 멘탈 코치, 피트니스 코치, 그리고 영양 코치로 구성된 팀이 매일 제 경기를 분석하고 서로 상의하며 가장 좋은 방향을 함께 찾아갔어요. 혼자가 아니라 팀과 함께 이뤄낸 성과라서, 기쁨도 훨씬 더 컸고 그 순간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현재에는 레슨을 통해 보람을 많이 느껴요. 제가 가르친 분들이 스스로 실력 향상을 느끼고 즐겁게 골프를 즐기게 되었을 때예요. 특히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던 분들이 어느 순간 “저도 할 수 있네요!”라고 말해주실 때, 그 한마디에 마음이 뭉클해지곤 해요.
선수 시절에는 스코어나 성적이 제 노력의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누군가의 변화와 성장 속에서 제 노력이 의미 있었음을 느끼게 돼요. 그럴 때마다, 이 길을 계속 걸어가고 싶다는 확신이 생겨요.
Q: 건강 관리 비결이 있다면? 신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특히 멘탈 관리 팁이 있으신가요.
A: 신체적인 건강을 위해 꾸준히 몸을 관리하는 걸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요즘은 골프 뿐만 아니라 테니스나 스노보드를 즐기면서 꾸준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몸과 마음 모두 리프레시되는 기분이에요. 운동할 시간이 없는 날에는 하루에 짧게라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꼭 만들려고 해요.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거나 몸을 방치하면 작은 불편함이 쌓여서 결국 큰 문제로 이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멘탈 관리인 것 같아요. 결과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매일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하 있어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겨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내 준비와 마음가짐 뿐이다”라고 다독이며 균형을 잡고 있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잊지 않는 것이, 결국 긴 시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Q: 오늘도 땀흘리며 노력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A: 정말 고생 많고, 누구보다 멋지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 흘리는 땀이 절대 헛되지 않다는 걸 믿었으면 좋겠어요.때로는 결과가 빨리 따라오지 않아서 지치기도 하고, 주변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그런 순간조차도 결국 여러분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길을 함께 걸어주고 계신 부모님들… 아이들의 꿈을 위해 희생하고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게 선수들이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해요. 때론 기대만큼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속상하실 수도 있지만, 지금 그 모든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평생의 자산이 될 거예요. 후배 여러분, 오늘도 정말 잘하고 있어요! 자신을 믿고 계속 나아가길 응원할게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으신가요.
A: 앞으로는 더 많은 분들에게 골프의 즐거움과 가치를 전하는 데 힘쓰고 싶어요. 특히 여성분들이 골프를 더 편안하게, 자신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또한 어린 청년들에게도 골프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삶의 방향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저 역시 골프를 통해 많은 걸 배웠고 성장할 수 있었기에, 그 경험을 나누며 누군가에게 작은 영감이 될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골프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리=여성자신 편집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