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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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만남

반현향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복닥거리는 생각 언저리에 늘 맴도는 그 님을

풀잎의 토사물을 놓아둔 창가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마주잡고 팔짝 뛸 만큼 심장이 울리고

빨대 같은 나무 두레박이

어두운 밤까지 물질을 했었지요

 

옛 님의 목소리가 이슬비보다 살갑고

황홀한 듯 감겨 오는

달콤한 손길 같았습니다

 

홀로 추는 춤사위에

달 가는 줄 모르고

구름 따라갑니다

 

햇살이 마름질한 마당에 잘 마른 씨앗이 되어

 

그립던 님과의 해후를

노래할 겁니다

 

 

♦편집자주: 한국 문인협회 밴쿠버 지부 신춘문예 수상자들에게 등단 후 삶의 변화를 물었다. 그들에게 가장 큰 변화는 단연 만남이었다. 문학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 만남으로 각자의 삶에 자란 의미를 거두며 글을 쓴다. 또한 문학에 기대어 함께 걸어갈 벗들을 만나 삶과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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