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닥거리는 생각 언저리에 늘 맴도는 그 님을
풀잎의 토사물을 놓아둔 창가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마주잡고 팔짝 뛸 만큼 심장이 울리고
빨대 같은 나무 두레박이
어두운 밤까지 물질을 했었지요
옛 님의 목소리가 이슬비보다 살갑고
황홀한 듯 감겨 오는
달콤한 손길 같았습니다
홀로 추는 춤사위에
달 가는 줄 모르고
구름 따라갑니다
햇살이 마름질한 마당에 잘 마른 씨앗이 되어
그립던 님과의 해후를
노래할 겁니다
♦편집자주: 한국 문인협회 밴쿠버 지부 신춘문예 수상자들에게 등단 후 삶의 변화를 물었다. 그들에게 가장 큰 변화는 단연 만남이었다. 문학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 만남으로 각자의 삶에 자란 의미를 거두며 글을 쓴다. 또한 문학에 기대어 함께 걸어갈 벗들을 만나 삶과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