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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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

베니스·부산·토론토 이어 전 세계 200개국 선판매… 아카데미 출품까지

감독 박찬욱과 배우 이병헌이 다시 만난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전례 없는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을 시작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공식 초청까지. 세계 유수 영화제들이 박찬욱 감독의 12번째 장편 연출작을 주목하고 있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해외 바이어들의 폭발적인 반응 속에 200여 개국 선판매를 기록하며, 순제작비를 초과한 수익을 달성했다. 이는 CJ ENM 배급작 중 가장 많은 해외 판매 국가를 기록한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의 전작 ‘헤어질 결심’의 192개국 판매 성과를 넘어서는 수치다.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일본, 남미 등 주요 영화 시장에서의 선판매가 모두 완료된 가운데, 그 외 국가에서도 판매 계약이 연이어 체결되며, 한국영화의 글로벌 입지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모든 것을 이룬 알았다”… 벼랑 끝에 몰린 가장의 분투

〈어쩔 수가 없다〉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던 한 중년 가장이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5년 동안 제지회사에 근무하며 가족과 함께 조용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던 주인공 ‘유만수’는 어느 날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다.
“미안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회사 측의 이 한마디는 만수에게 청천벽력처럼 다가오며,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가장의 책임감으로 무장한 만수는 ‘3개월 내에 반드시 재취업하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현실은 그를 가차 없이 몰아붙인다.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하고, 결국 마트 직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와중에,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압류 위기에 놓이게 된다.

그는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업계의 경쟁사 ‘문 제지’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직접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지만, 냉담한 반응에 또다시 좌절한다. 그렇게 차츰 몰려오는 절박함과 분노 속에서, 만수는 점차 어두운 결심을 품기 시작한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성공하겠다.”
가장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다시 삶의 중심에 서기 위한 그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스타일 위에 얹은사회 현실

이번 작품은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서사와 정서를 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제 초청 기자들은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가장 많은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박 감독 역시 “흥행을 염두에 두고 만든 영화”라고 직접 밝히며 대중성과 작가성의 균형을 추구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직장을 잃고 점점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는 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경쟁 사회 속 개인의 소외와 분노를 날카롭게 들여다본다. 단순히 한 가장의 분투를 넘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보통의 사람들’을 향한 우화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탄탄한 연기 앙상블

영화의 중심에는 배우 이병헌이 있다. 유만수 역을 맡은 그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인간의 내면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특유의 절제된 감정 연기와 폭발적인 감정선이 반복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만수의 아내 이미리 역은 손예진이 맡아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내면을 지닌 여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가정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가족을 지키려는 미리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박희순, 이성민, 차승원, 유연석, 염혜란, 오달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이야기에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이병헌과 대립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박희순은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주요 반전의 축을 담당한다.

토론토영화제 공식 초청이병헌, 한국 배우 최초 특별 공로상 수상

‘어쩔 수가 없다’는 캐나다 현지 시각으로 9월 4일 개막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은 9월 8일 예정된 레드카펫 및 공식 상영에 참석하며, 9일에는 관객과의 Q&A, 10일에는 ‘In Conversation with…’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특히, 이병헌은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특별 공로상(Special Tribute Award)**을 수상하게 되며, 이는 아시아 배우로서도 드문 영예다. 수십 년간 한국 영화의 중심에서 활동해 온 그의 배우 인생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이정표가 더해졌다.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 선정

‘어쩔 수가 없다’는 올해 한국 영화계를 대표해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은 한 국가당 한 편만 출품할 수 있어, 국내 심사 과정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작품성과 완성도, 그리고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모두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아카데미 본선 진출 및 수상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흥행 면에서도 이미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200개국 선판매만으로 손익분기점을 초과한 ‘어쩔 수가 없다’는 개봉 이후 국내에서의 수익은 전부 순이익으로 처리된다. 9월 24일 개봉 후 2주 차부터는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되며, 박찬욱 감독의 대중 친화적인 연출, 화려한 캐스팅, 탄탄한 마케팅이 어우러져 국내 극장가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물론 박 감독의 전작들이 대부분 ‘씨네필 중심의 흥행’이라는 한계를 지닌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동안 박찬욱 영화에 접근하지 못했던 관객층에게도 감정적, 서사적으로 문을 활짝 열어둔 만큼,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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