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재활을 하면 안 되는 사람
-불안정성 협심증이나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좌심실 유출로 폐쇄가 있는 사람.
-급성 심근경색이나 급성 심내막염, 급성 심근염, 급성 대동맥 박리증 등이 발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
-심부전 병세가 불안정하거나 다리 부종이 심한 사람.
-위독하거나 병세가 불안정한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등 합병증이 있는 사람(공복 혈당 250mg/dl 이상, 최고 혈압 180mmHg 이상 또는 최저 혈압 100mmHg 이상).
-의사가 운동을 반대한 사람.
마사히로 박사는 또한 “심장 재활의 운동 치료는 훈련 강도와 그 효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면서 “운동 강도는 스스로 정하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호흡 재활에서는 조금 강한 부하를 주어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권하고 있다. 그런데 심장 재활에서는 숨이 차는 증상을 위험 신호로 보고 있다. 운동 부하는 숨이 차기 직전 단계에서 멈춰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맥박이다. 호흡 재활에서는 맥박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심장 재활에서는 안정기의 플러스(+) 30, 베타(B) 차단제 사용 시에는 플러스(+) 20 정도를 상한선으로 설정해 운동 강도를 조절하면 된다고.
맥박수와 심박수는 부정맥이 있지 않은 한 같으므로 맥박을 알면 심장박동이 어떤 상태인지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심박수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심장 재활의 강도는 운동할 때 숨차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심장 지키는 습관, 걷기
마사히로 박사는 심장 재활법 3가지를 추천하면서 ‘힘차게 걷기(유산소 운동)’를 첫손가락에 꼽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심장 재활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유산소 운동이다. 이쯤에서 퀴즈 하나를 내겠다. 가장 좋은 유산소 운동은 무엇일까? 조깅(러닝), 사이클링, 수영, 에어로빅스, 요가, 필라테스, 생활 체조 등등. 사실 이 중에 정답은 없다. 정답은 맥빠질 정도로 쉽다. 걷기다. 그렇다, 걷기를 이길 유산소 운동은 이 세상에 없다.”‘그거 좀 걷는다고 수명이 늘어난다고?’ 아마 다들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마사히로 박사는 “그런데 상상 이상으로 평소 유의미한 수준의 걸음 수를 확보하는 사람은 적다”고 지적한다. 공중위생학적 근거에 충족하려면 매일 30분 또는 1주일 동안 총 150~180분 이상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건 운동 치료 시간 30분을 매일 확보하는 것이다.
사실 하루 90분까지는 운동 시간이 15분 늘어날 때마다 사망률이 약 4%씩 떨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소 권장 시간인 1일 30분 동안 운동한 사람보다 60분 동안 운동한 사람의 사망률은 약 10%가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90분 이상 운동하는 경우 사망률 감소를 확인할 수 없었고 지나치게 많이 걷게 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마사히로 박사는 “그냥 걸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사실 걷기에는 두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첫째, 걷는 시간 30분을 따로 두지 않는다. 매일 터벅터벅 걷는 시간 중 30분에 해당하는 3000보를 중강도 운동, 즉 ‘힘차게 걷기’로 대신한다. 둘째, 30분 연속해서 걷지 않아도 된다. 5분, 10분 조금씩 쪼개어도 되니 하루에 총 30분을 채워 보라.
개인차가 상당히 커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람이 30분 동안 걷는 걸음 수는 약 3000보다. 사람은 보통 하루 약 6000보를 걸으므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려면 매일 9000~1만 보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매일 1만 보 이상은 여간해서 쉬운 일이 아니다. 무릎이 아플 수도 있고, 걷는다는 행위 자체에 질려서 꾸준히 하기 힘들다. 루틴으로 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매일 마트에서 장을 보고 산책하는 시간을 ‘힘차게 걷기’ 시간으로 대체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될 것이다. 또 갑자기 최선을 다해 많이 걷는 것은 다리와 허리가 불안정 한 사람에게 힘든 일이다. 이때는 우선 만보기로 자신의 걷는 속도와 걸음 수를 측정하고 운동 시간도 5분부터 시작하는 등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마사히로 박사는 “우선은 운동 치료 삼아 힘차게 걷기를 시작하라”고 역설한다.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은 이 사실만 유념해도 착실하게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사히로 박사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심장 재활 운동을 한다. 덕분에 지금은 습관이 되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고.
“중요한 것은 ‘FITT(피트)’ 중 F(빈도)와 T(시간)이니 우선은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급격한 부하를 주는 운동은 오히려 심장에도 몸에도 위험하니 해서는 안 된다. 체력에 자신 있는 30대, 40대도 학생일 때와 같은 마음으로 운동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신체는 약해져 있다.”
아울러 그는 겨울에는 다른 계절보다 심장을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고 경고한다.
“겨울철에는 ‘집 안의 온도 차이’를 신경 써야 한다. 따뜻한 거실에서 추운 욕실로 들어가 뜨끈한 목욕물에 몸을 담글 때 일어나기 쉬운 히트 쇼크(heat shock)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의외로 우리는 화장실에서 방심한다. 당연히 추운 데다 거실 온도와도 차이가 나서 심장 발작을 유발하기 쉽다.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문을 자주 열어 두어 온도 차이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닌 게 아니라 겨울은 여름보다 급성 심근경색 발병률이 높은 가장 위험한 계절이다. 그 이유는 추위에 노출되면 혈압이 상승해 심근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관상 혈류 저하, 호흡기 감염을 동반하는 심근허혈 악화 등이 강하게 유발되기 때문이다. 북반구에서는 1월을 중심으로 겨울에는 급성 심근경색을 조심해야 한다. 또 급성 심근경색뿐 아니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발병, 병원 밖에서 발생한 심정지,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돌연사 등 겨울에는 심장질환과 관련해 수많은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여느 때보다 심장을 더 신경 쓰면서 생활해야 한다.
건강 검진 결과 안심 금물
심부전은 특히 고령자가 주의해야 할 심장질환 중 하나다. 연로해지면 체력이 저하되고 일상에서 생기는 제약을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런데 만약 심부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심장 재활이 나설 차례다. 심장 재활을 하는 만큼 노후의 삶은 편해진다. 오랜 시간 심부전의 주요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여겼지만, 의료의 발전과 함께 심근경색 자체가 상당수 예방되면서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부전 환자 수는 대폭 감소하게 되었다.
반면, 심근경색 환자 수는 감소하는 상황에서 심부전 환자는 증가하고 있는 역전 현상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이라고 불리는 확장기 심부전은 노화,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원인이 되어 심근경색을 거치지 않고 심부전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확장기 심부전은 초음파 검사 등으로는 진단이 어려워 ‘심장에 특별한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심장은 태어난 순간부터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므로 나이가 들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우선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심장의 노고를 위로하는 의미에서도 심장 재활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