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9, 2025
HomeLivingBooks“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볼 수 있다면”

차인표 글 · 제딧 그림/만화

영국 옥스퍼드대 필수 도서 선정
“자신을 대변할 수 없었던 이들을 위한 헌사”

이번 주 읽어볼 만한 책을 찾다가 눈길이 멈춘 곳이 있었습니다. 예약 판매, 차인표 장편 소설?
배우 차인표? 동명 이인? 고개를 갸웃 하던 중 한 서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배우 차인표가 쓴 글을 읽다가 작가 차인표를 만났다. 놀라웠다. 용서를 빌지 않는 상대를 어떻게 용서할 것인가. 저자가 건넨 화두가 오래도록 마음을 흔든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통쾌한 활극의 만남 또한 인상적이다. 김민식 PD. 작가”

이 책은 2024년 제1회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 초청 작가로 선정된 배우 차인표씨가 쓴 웃음과 눈물의 휴먼 드라마입니다. 1930년대, 평온한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게 된 여자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모든 것을 건 남자의 전쟁같은 사랑을 동화적 감성과 위트,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냈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고국을 떠나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채 가난하고 핍박받던 시절을 맨몸으로 버텨 낸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아버지의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남기고자 집필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A4 용지 스무 장 분량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10년의 집필 기간 동안 데이터 유실로 의지가 꺾이기도 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복기하기를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더욱 진정성과 사실에 근거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소설로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 백두산 기슭의 호랑이 마을. 엄마와 동생을 해친 호랑이 백호를 잡아 복수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호랑이 마을로 찾아온 호랑이 사냥꾼 용이와 촌장 댁 손녀 순이 그리고 미술학도 출신의 일본군 장교 가즈오가 등장합니다. 그저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었던 그 시대의 순수한 젊은이들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마주한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믿음과 사랑, 헌신적 선택으로 격정의 한때를 관통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작가는 ‘사랑과 용서, 화해’라는 주제 의식을 진중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내면서도 세 주인공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고 밀도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또한, 치밀한 세부 장면 구성과 고증을 거친 백두산 마을의 수려한 풍경 묘사는 읽는 내내 머릿속에 한 편의 영화가 떠오를 정도로 생동감 넘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문학적 성취를 보여 줍니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평온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당신이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무언의 질문을 던지는 듯 합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민족사의 상처를 간직한 이들을 보듬는 차인표 작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고국을 멀리 떠나와 새 둥지를 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따스한 향수를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성자신 편집팀

자료=교보문고 주간 베스트 

POPULAR ARTICLES
spot_img

Latest News

Most Read

“나만의 향기, 나만의 꽃으로 사랑과 행복을 전하세요” Aromatears 미쉘 장 대표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혼자 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상처받기 싫어 외로움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살아가면서 가족들 그리고 주변의 인연들까지 좋은 관계를 맺으며...

“참되고 보람된 삶은 도전을 통해 찾아집니다” – SFU 겸임교수·리자이나 대학, 호주 그리피스 대학 명예교수 권오율

오랜 세월을 살아온 분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품고 있다. 그들의 삶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지혜와 경험이 차곡차곡 쌓인 보물 창고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