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같은 메이크업’이 대세
최근 뷰티 업계에서는 과감한 컨투어링과 눈부신 하이라이터의 시대를 지나, 보다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90년대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almost nothing’ 메이크업이 런웨이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lmost nothing’ 메이크업은 마치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을 지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피부 톤 보정, 결점 커버, 입술과 눈썹의 미세한 정돈 등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이는 1990년대를 풍미한 케이트 모스(Kate Moss), 캐롤린 머피(Carolyn Murphy) 등의 수퍼모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화려함보다는 ‘생기’와 ‘자연미’를 중시했던 시대의 감성이 다시 부활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 뷰티계는 ‘클린 걸(clean girl)’ 트렌드를 중심으로 간결한 메이크업과 정돈된 헤어스타일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almost nothing’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꾸민 듯 안 꾸민”이 아닌, “진짜 꾸미지 않은 듯한” 메이크업을 지향한다.이는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필터 없는 진짜 나를 드러내는 데 의미를 둔다는 점에서 기존 트렌드와 차별화된다.
이러한 미니멀리즘 트렌드는 SNS와 레드카펫에서도 활발하게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모델이자 뷰티 브랜드 창업자인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다. 투명한 피부 표현, 은은한 립글로스, 자연스럽게 빗어낸 눈썹 등은 그녀의 ‘노메이크업처럼 보이는 메이크업’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전문가들은 이 트렌드의 확산 배경에 대해, “SNS와 뷰티 산업이 만들어낸 과도한 미적 기준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피부가 숨 쉬는 듯한 자연스러움과, 가볍게 포인트만 준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단순함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과도 맞물린다.
가벼운 블러셔, 투명한 립글로스, 손질된 속눈썹만으로도 완성되는 ‘almost nothing’ 메이크업은 단순한 뷰티 트렌드를 넘어, “화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물론 풀 커버리지 메이크업의 팬층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처럼 접근하기 쉽고 자기 자신에 충실한 메이크업 트렌드는 앞으로도 꾸준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