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라우라 달마이어(31)가 파키스탄의 히말라야 카라코람 산맥에서 등반 중 낙석 사고로 사망했다. 현지 구조 당국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산에 남겨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달마이어는 지난 월요일(현지시간), 해발 약 5,700미터 고지에 위치한 라일라 피크를 등반하던 중 갑작스러운 낙석에 의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함께 등반하던 동료 마리나 에바 크라우스는 구조 요청을 보냈고, 구조 헬기가 화요일 아침 사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지형이 험난해 접근에는 실패했다.수색 작업은 수요일까지 계속되었고, 그날 오후 달마이어의 시신이 발견됐다.
달마이어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된 성명에 따르면, 그녀는 “자신의 구조로 인해 다른 사람이 위험에 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명확히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 또한 그녀의 뜻을 존중해 유해를 산에 남기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공식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파이줄라 파라크 지역 정부 대변인은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달마이어는 생전에 ‘나는 산에 묻히는 것이 꿈이다’라고 밝혔다”며 “그녀의 뜻이 존중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달마이어는 독일의 전직 바이애슬론(사격+크로스컨트리 혼합 경기) 선수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과 1개의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세계선수권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독일 스포츠계의 전설로 불려왔다. 그녀는 2019년, 25세의 젊은 나이에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이후 산악 등반 등 다양한 자연 활동에 참여해왔다.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은 공식 성명을 통해 “라우라 달마이어의 비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그녀는 바이애슬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었으며, 그녀의 열정과 에너지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추모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키어스티 코벤트리 위원장 역시 “달마이어는 산을 사랑한 사람이었고, 결국 그녀가 사랑한 곳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며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여성 바이애슬론 사상 최초로 스프린트와 추격전에서 금메달을 동시에 획득한 그녀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