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에서 실종됐던 세 자매가 캠핑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경찰은 친부인 트래비스 데커(Decker, 32세)를 살해 및 유괴 혐의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숨진 아이들은 페이튼 데커(9세), 에블린 데커(8세), 올리비아 데커(5세)로, 지난 5월 30일 오후 5시경 웨나치(Wenatchee) 자택에서 아버지와의 면회를 위해 외출한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트래비스는 현재 일정한 거주지가 없는 상태로, 차량 또는 모텔·캠핑장 등을 전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면회 종료 시간 이후 연락이 끊기자, 경찰은 5월 31일 자녀들과 아버지를 대상으로 실종 및 위험 인물 경고를 발령하고, 트래비스가 운전하던 흰색 2017년형 GMC 시에라 픽업트럭을 공개 수배했다. 이후 경찰은 르번워스(Leavenworth) 인근 Rock Island 캠핑장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하고, 주변 수색을 벌여 약 75~100야드 떨어진 숲속에서 세 자매의 시신을 발견했다.
“비닐봉지와 케이블 타이” 경찰, 질식사 가능성 제기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 자매는 각각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었고, 손목은 케이블 타이(Zip Tie)로 묶인 상태였다. 사망 당시 입고 있던 옷은 면회 당시의 복장과 일치했다. 차량 테일게이트에는 핏자국이 묻은 손자국 두 개가 발견됐고, 휴대전화 위치 기록 또한 트래비스가 범행 장소에 머물렀음을 시사하고 있다.
경찰은 아이들이 질식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래비스 데커에게 가중 1급 살인죄 3건과 1급 유괴죄 3건을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보석은 허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가 군 복무 경력이 있고 고도의 전술 훈련을 받은 점을 고려해, 무장을 했을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래비스 데커는 키 173cm, 체중 86kg 정도의 체격이며, 검은 머리와 갈색 눈을 가졌고,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당시에는 밝은 색 셔츠와 어두운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웨나치 시민들, 메모리얼 파크서 세 자매 추모
비극적인 사건 이후, 6월 3일 저녁 웨나치 메모리얼 파크에서는 시민 약 300여 명이 모여 촛불 집회를 열고 세 자매를 추모했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공원 입구에 설치된 테이블에 세 자매를 위한 메시지를 적었다.
첼란 카운티 보안관 마이크 모리슨은 기자회견에서 “트래비스가 살아있는지조차 현재로선 확실치 않다”며, “반드시 그를 찾아내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수색에는 FBI, 국토안보부, 국경순찰대, 미국 마샬국까지 합류해 드론, 인력, 기술 장비를 동원한 광범위한 작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경찰은 시민들에게 Icicle Road 인근 출입을 삼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현지 매체 KIRO 7과의 인터뷰에서 “트래비스는 군 복무 이후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이들을 해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트래비스 데커를 목격했거나 관련 정보를 가진 시민들의 제보를 요청하고 있다.
자료=Seattle Times, Global News
정리=여성자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