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가가 말하는 “관계의 적신호” 표현 6가지
30년 넘게 부부 및 개인 심리상담을 해온 심리상담사 라헬 글릭(Rachel Glik)은 수많은 커플들이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말과 태도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한다.
“고함을 치지 않아도, 관계를 파괴하는 말투와 표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그 말들이 파트너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신뢰를 갉아먹습니다.”
그녀는 상담 현장에서 자주 발견되는 ‘관계의 적신호’ 표현 6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처음엔 사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반복되면 큰 감정적 거리감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공개적인 모욕 또는 비하 발언
“진짜 또 먹는 거야?”
“얘는 항상 저래요.”
“쟤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이처럼 파트너를 사람들 앞에서 깎아내리는 말은 신뢰와 존중을 뿌리째 흔든다. 부드러운 말투로 해도, 그 의미는 상대에게 ‘나는 당신을 존중하지 않아요’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 비꼬는 말투와 조롱
“애들한테 소리 지르는 거 잘했네?”
“그 옷 입을 거야, 진짜?”
“그게 그렇게 자랑할 일이야?”
비아냥과 조롱은 관계를 냉각시키는 지름길이다. 웃음 섞인 말처럼 보여도,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공격이다.
- 현실을 왜곡하거나 상대의 기억을 부정하는 말
“그렇게 안 됐잖아.”
“내가 그런 말 안 했어. 너 착각한 거야.”
“네가 그렇게 생각하다니, 진짜 이상하네.”
이런 말은 가스라이팅(gaslighting)의 전형이다. 상대의 경험과 감정을 부정함으로써, 관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 도덕적 비난, 심리 진단, 공격적인 레이블링
“너는 네 엄마처럼 애를 망치고 있어.”
“넌 정말 이기적이야.”
“그건 완전 나르시시즘이야.”
사랑하는 관계에서 진단가나 판사처럼 행동하는 것은 파트너를 위축시키고, 마음의 벽을 만든다.
- 책임 회피 및 감정 전가
“소리 지르기 싫은데, 네가 날 너무 화나게 해.”
“내가 죄책감 느끼는 건 네 탓이야.”
“네가 좀 더 잘했으면 내가 이렇게 안 하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표현은 건강한 소통을 방해한다. 감정은 스스로 책임져야 할 몫이다.
- 공감을 차단하는 충고, 훈계, 비교, 수정
“그 얘기 왜 이제서야 해?”
“그냥 잊어버려.”
“나도 그거 했어. 별거 아냐.”
이런 반응은 상대방의 감정 표현을 무시하는 것이다. 상대가 느끼는 감정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그 감정에 함께 머물러 주는 것이 먼저다.
관계 회복을 위한 첫걸음은 ‘일시정지(Pause)’의 힘
라헬 글릭은 부부 상담 초기에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이 “일시정지의 기술”이다.
화를 내기 전에 잠깐 멈추는 것. 감정을 쏟아내기 전,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고 진정하는 시간이 중요하다. 이 일시정지는 1분이 될 수도, 5분이 될 수도, 혹은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즉각적인 반응 대신,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나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그녀는 이를 ‘에너지의 방향 전환’이라고 설명한다. “상대에게서 에너지를 받기 전에, 내 안에서 에너지를 먼저 찾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숙한 관계의 시작입니다.”
*라헬 글릭(Rachel Glik) 박사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공인 심리상담사이자 부부 상담 전문가로, 저서로는’A Soulful Marriage(영혼 있는 결혼)’이 있다.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3단계 요약
-말하기 전에 감정을 스스로 점검한다
-판단보다 공감에 먼저 귀 기울인다
-문제 해결보다 먼저 ‘관계’에 집중한다
내가 사용하는 말이 사랑을 키우고 있을까, 아니면 갉아먹고 있을까?
작은 말 한 마디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관계를 지킬 수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때다.
자료= ‘A Soulful Marriage’, CNBC
정리= 여성자신 편집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