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치아 상실과 수명 감소에 대한 흥미로우면서도 놀라운 연구발표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치아 건강과 치매, 심혈관질환, 당뇨와 같은 전신건강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많았지만, 수명과 연관시킨 대규모 조사 연구는 없었습니다.
대한치과보철학회 연구팀은 2007-2015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와 사망원인 통계를 연계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19세 이상 성인 총 5만1천576명 가운데 만 60세 이상 고령자 1만4천253명을 최종 연구 대상자로 추출해 잔존 치아 수 감소가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치아 개수가 1개 감소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약 1.2%씩 증가
연구 결과 치아를 1개 상실할수록 사망률이 평균 1.2%씩 증가했으며, 따라서 4개를 상실할 경우 약 5%, 8개가 상실될 경우 약 10%의 사망률 증가가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남아있는 치아가 20개 미만일 경우 사망률이 크게 높아졌으며, 20개 이상인 경우와 20개 이하인 경우의 각 10년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 20개 이하인 경우 생존율이 약 15%가 낮아졌고 15년 생존율은 약 21.5%까지 내려간 것을 발견했습니다. 참고로 사랑니를 제외한 정상적인 치아 개수는 28개입니다.
사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치아가 좋지 않아서 전신 건강이 나빠진 것인지, 전신 건강이 나빠져서 치아가 나빠진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두가지 모두 맞는 말입니다. 즉 치아가 좋지 않으면 여러가지 전신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반대로 전신건강의 문제가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치아건강과 전신건강이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며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 임플란트, 브릿지, 틀니 등의 치료를 받은 경우 사망위험 감소
또 한가지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치아가 상실되었다 하더라도 임플란트나 브릿지 또는 틀니 같은 치료를 받은 경우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연구 결과 분명해졌다는 점입니다.
연구진은 잔존치아가 0-20개인 대상자를 적절한 치과치료를 통해 상실된 치아를 회복한 그룹과 상실된 치아를 방치한 그룹을 비교한 결과 적절한 치료를 받은 그룹의 사망 위험이 15.5% 낮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치아를 상실했을 경우 가급적 빨리 임플란트, 브릿지, 틀니 등으로 회복해야 합니다.
- 연구 결과를 잘못 이해하면 안됩니다.
만약 이번 칼럼을 읽고, 치아를 가급적 빼지 말아야 한다고 잘못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제가 여러 칼럼에서 강조했다시피 사용할 수도, 살릴 수도 없는 치아는 반드시 적시에 빼야 합니다. 반정도 썩은 과일이 아깝다고 다른 멀쩡한 과일과 함께 보관한다면, 다른 과일들도 함께 썩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빼야 할 치아를 제 때 빼지 못하면 문제가 주변까지 확장되며, 적절한 회복을 위해 훨씬 큰 경제적 시간적 대가를 치뤄야 합니다. 당장 크게 불편하지 않다 하더라도 치과의사가 빼야 한다고 판단한 치아는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빼야 합니다. 만약 그래도 망설여 진다면 반드시 다른 치과의사에게 세컨 오피니언을 받아보기를 강력하게 권유합니다.
- 컬럼니스트

Dr. 강주성
KyungHee University, Seoul, Korea
- 보철과 전문의 (한국)
- 전 UBC Dentistry Part-time Faculty
- 전 강남이엘치과 원장 (-2015)
-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외래교수
- 전 동남보건대학교 치위생과 외래교수
- 치과 보철과 인턴/레지던트 수료
- 치의학 석/박사과정 수료
- 국군수도통합병원 치과 군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