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도 시민과 함께하는 추모행사 다채롭게 열려
캐나다에서는 11월 11일 리멤브런스데이(Remembrance Day)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순국 장병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에 맞춰 만들어진 국가적 추모일로, 매년 오전 11시 정각에 국민들이 2분간의 묵념을 올리며 전몰 장병을 기린다.
캐나다 전역에서는 붉은 양귀비(poppy)를 가슴에 달고 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억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 및 주정부는 국민에게 평화와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며, 세대 간 기억을 이어가는 기념일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리멤브런스데이는 1920년대 초 ‘정전기념일(Armistice Day)’에서 시작되어, 이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중심으로 한 ‘추모의 날’로 정착했다. 오늘날에는 단순히 전쟁을 회고하는 날을 넘어, 평화의 소중함과 시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로 발전했다.
밴쿠버에서도 올해 리멤브런스데이를 맞아 주요 기관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린다.가장 대표적인 공식 행사는 시포스 하이랜더스 오브 캐나다(Seaforth Highlanders of Canada) 연대협회가 주관하는 리멤브런스데이 서비스다. 행사는 11월 11일 오전 10시 50분부터 밴쿠버 버라드 스트리트(1650 Burrard St.)에 위치한 시포스 아머리(Seaforth Armoury)에서 진행된다.기념식에서는 군악대의 연주와 헌화식, 참전용사 및 가족의 참여가 예정돼 있으며, 행사 전후로는 부대 박물관이 일반 시민에게 공개된다. 주최 측은 주차가 제한적인 만큼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행사는 UBC에서 열린다. UBC는 1951년부터 매년 리멤브런스데이 행사를 열어왔으며, 올해는 개최 75주년을 맞는다. 행사는 오전 10시 45분, 캠퍼스 내 War Memorial Gym에서 열리며, 학생·교직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참여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는 전몰자 명단 낭독과 음악 공연, 추모사 낭독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2분 묵념을 올린다. 학교 관계자는 “UBC가 지닌 추모의 전통은 대학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평화의 가치를 계승해온 상징”이라고 밝혔다.
밴쿠버 도심의 스탠리파크에서는 일본계 캐나다인 전몰자를 기리는 Japanese Canadian War Memorial Ceremony가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되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과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행사에서는 일본계 캐나다인의 군 복무와 희생을 조명하는 연설과 낭독이 이어지고, 캐나다 내 다문화 사회의 평화 기여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근 뉴웨스트민스터 시청 앞 세노타프(Cenotaph)에서는 오전 10시 25분부터 공식 기념식이 열린다.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될 예정이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통역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밴쿠버 지역의 리멤브런스데이 행사는 군인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동시에, 다양한 커뮤니티가 함께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발전하고 있다. 2025년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 해로, 각 행사에서는 ‘기억·헌신·평화’를 주제로 한 메시지가 공통적으로 강조된다.
밴쿠버 시 관계자는 “리멤브런스데이는 단지 과거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 누리는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게 평화의 중요성을 전하는 날”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