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들 매년 수십억 달러 화장품에 소비…피부 건강에 필요한 제품은 단 3가지
캐나다인들이 지난해 화장품에 소비한 금액은 무려 미화 90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화장품 산업이 약 6,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캐나다 역시 이 거대 시장의 핵심 소비국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 같은 소비에 경고를 보낸다. 수많은 제품 중 실제로 피부 건강에 필요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화장품, 믿기 어려운 약속으로 가득”
드러그스토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장품 제품들의 라벨에는 ‘주름 개선’, ‘10년 젊어 보이는 효과’와 같은 문구가 흔하다. 이러한 약속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주요 요인이지만, 실제 효과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피부과 전문의 줄리아 캐롤(Julia Carroll)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세 가지뿐”이라며, ‘클렌저(세안제), 모이스처라이저(보습제), 선스크린(자외선 차단제)’를 꼽았다. 그 외의 제품은 특별한 피부 상태가 있을 경우에만 필요한 보조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화장은 피부에 해로울까?
피부에 바르는 립스틱, 파운데이션, 마스카라 등 대부분의 색조 화장품은 피부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피부과 전문의 레네 비치(Renee Beach) 박사는 밝혔다. 오히려 일부 제품은 살리실산(salicylic acid) 등의 유효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피지 조절이나 여드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시간 과도하게 화장을 하거나, 세안 없이 메이크업을 반복할 경우, 오히려 여드름이나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은 대장균(E. coli) 등 유해균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어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단계 스킨케어? 오히려 해로울 수 있어
최근 소셜미디어와 뷰티 유튜브를 통해 유행하는 ‘10단계 스킨케어 루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캐롤 박사는 “제품을 너무 많이 한꺼번에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 장벽이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처음에는 적은 수의 제품으로 시작하고 피부가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하루나 이틀 써보고 효과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흔한 실수”라며, 피부 개선 효과는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써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티에이징 크림, 되돌리기보단 예방에 초점”
많은 소비자들이 ‘주름 개선’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고가의 안티에이징 제품을 구매하지만, 전문가들은 노화를 되돌리는 제품은 없다고 단언한다. 다만, ‘레티놀(Retinol)’과 같은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노화를 예방하는 데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대 청소년이나 어린이는 이러한 성분이 오히려 피부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가 202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성인용 스킨케어 제품들이 아동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이나 자극, 햇빛 민감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화장품 규제, 충분한가?
보건캐나다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화장품은 식품 및 의약품법(Food and Drugs Act)과 화장품 규정(Cosmetic Regulations)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제품이 시판된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당국은 조사 및 조치를 취하게 된다.
UBC의 피부과 전문의 수닐 칼리아(Sunil Kalia) 교수는 “캐나다의 규정은 국제 기준과 비교해볼 때 평균 이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유럽연합(EU)이 사전 안전성 평가 등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화장품 브랜드 ‘Evio Beauty’의 창립자 브랜디 레이프소(Brandi Leifso)는 “캐나다 기준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자사 제품을 미국과 EU의 기준까지 통과하도록 제3자 기관에서 인체 테스트를 거친다고 밝혔다. 비치 박사는 화장품을 사용할 때 항상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제품을 왜 바르려고 하는지,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정보에 기반한 현명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료=CBC Radio Toronto
정리=여성자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