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색채 기관 팬톤(Pantone)이 2026년 올해의 색으로 ‘클라우드 댄서(Cloud Dancer)’를 발표하면서 디자인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부드럽게 부유하는 구름을 연상시키는 차분한 화이트 톤으로, 팬톤은 이를 혼란스러운 시대 속 ‘새로운 시작과 평온함의 상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발표 직후 온라인과 디자인 커뮤니티에서는 “상징성이 민감한 시기에 흰색을 택한 것은 무감각한 결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팬톤의 선택 이유: “전환기의 평온, 단순함이 주는 치유”
팬톤 컬러 인스티튜트는 2026년을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전환기’로 규정했다. 로리 프레즈먼 부대표는 “‘클라우드 댄서’는 복잡한 시대 속에서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여백 같은 색”이라며 “혼란 속의 차분함과 시작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리아트리스 아이스먼 전무이사 역시 “분주한 사회에서 조화와 안정감을 불러일으키는 컬러”라고 강조했다. 차분한 흰빛이라는 특성 덕분에, 팬톤은 이번 선정이 패션·인테리어 전반에서 ‘정리·비움·안정감’의 흐름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26 패션·뷰티 트렌드 전망: ‘가벼움’과 ‘순백의 실루엣’
디자이너들은 이번 선정으로 가벼움과 볼륨감이 공존하는 실루엣, 반투명한 텍스처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간자, 쉬폰, 실크 등 공기처럼 가벼운 소재가 재조명되며, ‘구름 같은 룩’이 주요 트렌드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뷰티 트렌드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1960년대 화이트 아이라이너, 1990년대 아이시 톤 아이섀도우,미니멀 톤업 메이크업 등 과거의 ‘화이트 룩’이 다시 돌아오며 몽환적이고 깨끗한 분위기가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패션 어워드에서 시에나 밀러, 샤론 스톤, 알렉사 청 등이 올크림·올화이트 룩을 선보이며 이미 분위기를 예고한 바 있다.
비판도 거세…“정치적·사회적 맥락을 읽지 못한 선택”
하지만 팬톤의 선택은 즉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와 소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인종적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 ‘흰색’을 상징색으로 내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SNS에서는 “지금 이 시대에 굳이 흰색이어야 했는가”, “색이 방 안에 있는 게 맞나?”라는 조롱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일부 평론가들은 흰색이 극우 상징과 연결되기 쉬운 문화적 맥락을 지적하며, 팬톤이 시대적 감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단순함이 주는 치유” 옹호 의견도…새로움의 여백이라는 해석
반면 클라우드 댄서를 옹호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스타일 전문가 빅토리아 로빈슨은 “빛이 공간을 통과할 때 생기는 여백의 느낌을 떠올리게 하는 색”이라며 “과잉의 시대에 휴식을 주는 컬러”라고 평가했다. 일부 디자이너들은 이를 ‘잡음 많은 시대 속에서 정리와 명료함을 찾고자 하는 집단적 욕구의 반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팬톤 색채 선정은 매년 세계 패션·인테리어·뷰티 업계의 흐름을 좌우해왔다. 이번 2026년의 ‘클라우드 댄서’가 논란 속에서도 어떤 새로운 스타일 흐름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