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7, 2025
HomeStyleEntertainment‘하얼빈’ 안중근 역 현빈 격정 인터뷰

‘하얼빈’ 안중근 역 현빈 격정 인터뷰

“그분의 고뇌·절망·일념…왈칵 눈물이 났다”

근현대사 거인 안중근 역 벅차 고사···‘다시 못 만날 역할’ 결국 출연 결심

“안중근 장군님께 누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뿐···촬영은 외롭고 힘든 싸움”

 

“이렇게 진심을 다해서 연기한 적이 있었나 싶다.”

HyunBin
▲ 현빈은 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 역할을 그렸다. 한국 근현대사의 거인 안중근을 그린다는 건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었다.

영화에 관심 있는 관객이라면 메이킹 필름(Making Film)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촬영 현장을 담은 영상이다. 한국영화 메이킹 필름 마지막 대목엔 대체로 모든 촬영을 마친 감독·배우의 소감이 들어간다. 12월 24일 공개된 영화 <하얼빈>의 히어로인 배우 현빈(42) 역시 이번 작품에서 연기를 끝낸 뒤 카메라 앞에서 이런저런 소회를 풀어냈다. 그리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처음이었다. 메이킹 필름을 찍다가 그랬던 것은. 그때도 아직 연기가 끝나지 않은 느낌이었달까. 이 작품을 준비하고 촬영하는 내내 뭔가가 나를 억누르고 있었다. 내 연기는 이제 다 끝났는데 이 압박감을 떨쳐낼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이상하게 복잡했다.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현빈은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 역할을 그렸다. 한국 근현대사의 거인 중 한 명인 안중근을 연기한다는 건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었다. 우민호 감독의 출연 제안을 거절한 건 당연했다. 하지만 우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현빈을 설득했다. 현빈은 또 거절했다. 우 감독은 다시 현빈을 찾아와 말 그대로 삼고초려했다. 우 감독은 현빈에게 안중근 역을 제안할 때마다 조금씩 대본을 고쳐서 현빈과 더 어울릴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감독님이 그렇게까지 하니까 저도 궁금해지더라.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나한테 이런 분의 역할을 맡아 연기를 할 기회가 또 올까 고민해보니 다시 없을 것 같기도 했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배우도 거의 없을 것이다. 영광스러운 작업이 되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감독님께 날 계속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하고 하기로 했다.”

 

<하얼빈>의 안중근은 영웅이면서 동시에 평범한 인간이다.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을 향해 간다. 다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관객이 대체로 모르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하얼빈>은 그 시간을 일련의 실제 사건을 이어 붙이며 그 안에 담긴 안중근의 고뇌를 담으려 한다. 두려워하고 외로워하고 미안해하고 무기력하고 허무해하고 자책하는 안중근이다. 현빈은 안중근 관련 자료를 탐독하고, 그의 마음을 상상해보고 그가 겪은 일들을 재구성하면서 캐릭터 안중근을 하나씩 완성해갔다.

 

그는 “안중근 장군님께 누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외롭고 힘든 싸움이었다”고 털어놨다.

 

현빈은 <하얼빈> 속 안중근을 “거사를 치르기 전까지 계속해서 실패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말처럼 이 작품엔 좌절 속에서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안중근의 마음이 집중적으로 담겼다. 현빈은 때로 긴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으로, 때론 얼어붙은 호수 위에 홀로 쓰러져 있는 초라함으로, 방 안으로 숨어들어 흐느껴 우는 절망감으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사를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이 영웅을 드러낸다.

 

“내가 맡은 역할이 작품 내에서 비중이 크다 보니 압박이 심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봤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동료 배우들 모두 나와 비슷하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우덕순(박정민 분)은 우덕순대로, 김상현(조우진 분)은 김상현대로, 공부인(전여빈 분)은 공부인대로···. 그래서 그런지 첫 촬영을 몽골에서 했는데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 금방 가까워졌다. 나 역시 의지를 많이 했다. 정말 동지 같았다.”

 

<하얼빈>은 6개월간 몽골·라트비아·한국을 오가며 찍었다. 제작비 약 300억 원을 쓴 대작이다. 안중근의 고뇌를 담고 있으면서도 액션 시퀀스가 적지 않고 꼭 액션이 아니더라도 촬영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장면도 여럿이다.

 

현빈은 그중에서도 초반부에 나오는 신아산 전투 장면을 꼽으며 “생지옥이 펼쳐지는 장면인데, 현장 역시 생지옥같았다”고 돌아봤다.

 

“힘들었다기보다는 치열했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눈이 계속 내리면서 땅은 진흙이 됐고, 진흙 바닥을 구르면서 워낙에 오래 찍었으니까. 화면에 보이는 눈은 가짜 눈이 아니라 진짜 눈이다. 배우들이 대역 없이 모두 직접 연기했다.”

 

현빈은 안중근을 연기하면서 그리고 연기가 끝난 뒤 지금까지도 “감사한 마음을 계속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안중근 장군님 같은 분이 그런 일을 하셨고, 그런 것들이 쌓여왔기 때문일 것이다. 계속 기억할 것이다. 앞으로도.”

 

현빈은 2022년 3월 배우 손예진과 결혼했다. 또 한 쌍의 톱스타 부부가 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엔 아빠가 됐다.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면서 그는 좋은 어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한다고 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좋은 아빠,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지 매일 생각한다.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다. 계속 찾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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