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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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아이들은 왜 이 숫자에 열광하는가?

요즘 학교 복도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정답은 “6-7(식스-세븐)”이다. 숫자 6과 7을 외치는 단순한 구호가 전국 초중고교를 휩쓸며, 어른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6-7’은 특정한 뜻 없이 사용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는 강력한 소속감과 재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교사가 “67페이지를 펴세요”라고 말하면 곧장 교실 곳곳에서 “식스~세븐!”이 터져 나오고, 점심시간이 6~7분 남았다는 말에도 반응은 똑같다.

사우스다코타의 중학교 과학 교사 게이브 다넨브링은 “이건 바이러스 같아요. 숫자 6이나 7만 언급해도 아이들 15명이 동시에 외치기 시작해요”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하루에 75번 넘게 듣는 날도 있다고.이 말에는 명확한 의미나 유래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무의미함 자체가 오히려 매력일 수 있다고 본다.

“이건 언어 놀이예요. 그들만의 세계에서만 통하는 코드죠.” — 게일 페어허스트, 신시내티대학교 커뮤니케이션 교수

일종의 ‘시블리스(shibboleth, 집단 정체성을 나타내는 구호)’ 역할을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구호를 외치는 것은 단지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인증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 ‘6-7’의 탄생 배경

‘6-7’이라는 구호는 2024년 말, 필라델피아 출신 래퍼 스크릴라(Skrilla)의 곡 ‘Doot Doot (6 7)’에서 처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노래의 훅(chorus)에 반복되는 “6-7”이 귀에 꽂히면서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서 퍼져나갔다.

이후 미국 고교 농구 유망주 테일런 키니(Taylen Kinney)가 “6-7”을 손동작과 함께 사용하며 유행을 가속화했다. 키니는 음료를 평가하면서 “6… 6… 6-7”이라고 말하며 손바닥을 저울처럼 흔드는 제스처를 취했는데, 이 장면이 짧은 영상으로 퍼지며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NBA 선수 라멜로 볼(LaMelo Ball)이 키 6피트 7인치인 점도 화제를 더했다. 이후 ‘6-7’을 외치는 아이들의 영상이 줄줄이 올라왔고, 한 어린 소년의 과장된 제스처와 외침은 ‘메이슨 67’이라는 캐릭터로까지 변주되며 독립적인 밈으로도 진화했다.

 

선생님들이 이 현상을 단속하려 하자, 아이들은 더욱 열광했다. 어떤 교사는 교실에서 ‘6-7 금지령’을 내렸지만, 오히려 금지된 단어를 외치는 것은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반대로, 유쾌한 대응도 등장했다. 미시간주의 한 합창 교사는 아예 ‘6-7’과 ‘스키비디’, ‘슬레이’ 등을 넣은 수업 워밍업송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부르며 유쾌하게 상황을 넘겼다. 선생님이 먼저 유행어를 사용하자, 아이들은 오히려 흥미를 잃었다.

“선생님이 ‘그거 멋지다’고 말하는 순간, 그 유행은 끝난 거예요.” — 테일러 존스, 언어학자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행어가 아이들의 언어 능력을 해치거나 사고력을 떨어뜨리는 ‘브레인 로트(brainrot)’라고 걱정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세대마다 늘 반복되어온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늘 자신들의 세대 언어를 잊고, 다음 세대 언어에 놀랍니다. ‘쿨하다’는 말도 처음엔 낯설었죠.” — 테일러 존스, 언어학자

의미 없는 말을 반복하는 현상은 언어학적으로 ‘의미 탈색(semantic bleaching)’으로 불린다. 본래의 뜻을 잃고 새로운, 혹은 무의미한 맥락에서 반복 사용되는 것이다.

결국, ‘6-7’은 일종의 놀이이고, 소속감을 찾는 방식이며, 청소년들의 언어 실험이자 창의력 발현의 형태일 수 있다.

 

♦다음은 ‘41’? 유행은 늘 새롭게

이미 일부 교실에서는 ‘41’이라는 새로운 구호가 퍼지고 있다. 숫자 자체에 특별한 뜻은 없지만, 또 다른 장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6-7은 자연스럽게 퍼졌지만, 41은 일부러 퍼뜨리려는 느낌이 있어요.” — 필립 린지, 교사 겸 코미디언

아이들은 언제나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할 새로운 언어를 만든다. 그 언어는 의미보다도, 그 순간을 즐기는 재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자체로,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6-7’이 불편한 어른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은,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 “그건 너무 쿨하네.”

 

 

자료=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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