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생의 약 3분의 1을 침대에서 보낸다고 볼 수 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라 두뇌 기능과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숙면을 위해 수면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수면 환경, 특히 침구 청결이다. 뽀송한 시트, 부드러운 베개 커버, 깔끔한 이불은 숙면을 돕는 기본 요소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자주 침구를 세탁해야 할까?
◇ 시트, 1주일에 한 번이 ‘기준선’
2022년 영국 여론조사기관 YouGov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28%만이 시트를 매주 세탁한다고 답했으며, 일부는 8주 이상 세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침구 세탁을 단순한 위생 문제 이상으로 본다. 세탁 주기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침대 위엔 땀, 기름, 박테리아가 가득
사람은 매일 수면 중에 수십만 개의 피부세포를 탈락시키고 피지선에서 기름을 배출하며, 최대 약 284ml의 땀을 흘린다. 이때 우리 피부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와 곰팡이도 함께 침구로 옮겨간다.
이러한 박테리아는 땀을 분해해 불쾌한 체취를 유발하기도 하며, 피부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낮 동안 머리카락이나 피부에 쌓인 먼지, 꽃가루, 오염물질도 함께 침구로 전이돼 알레르기나 호흡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진드기와 곰팡이의 서식지, ‘침대’
각질은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먹이다. 진드기 자체는 무해하지만, 그 배설물은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습진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침구와 베개 안에는 곰팡이 포자도 발견된다. 특히 ‘아스페르질루스 푸미가투스’(Aspergillus fumigatus) 같은 곰팡이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심각한 폐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잠을 자는 경우, 털, 비듬, 대변 잔여물 등이 침구에 더 많이 쌓이므로 세탁을 더 자주해야 한다.
◇ 부위별 침구 세탁 권장 주기
-시트/베개 커버:주 1회 (반려동물과 자거나 땀을 많이 흘릴 경우 3~4일에 한 번). 60℃ 이상 온도에서 세탁 후 건조 또는 다림질.
-베개 속 : 4~6개월마다 (라벨 확인 필수). 완전히 건조해야 곰팡이 방지.
-이불 커버/담요: 2주마다 (반려동물 동반 시 더 자주). 수건처럼 고온 세탁 권장.
-이불 속: 3~4개월마다. 매트리스 주 1회 진공청소, 며칠마다 환기. 방수 커버 사용 및 7년 주기로 교체 권장.
◇ 청결한 침대, 건강한 수면의 시작
깨끗해 보이는 침대라도 미생물, 진드기, 곰팡이,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빠르게 축적된다. 정기적인 세탁은 단순한 청결 유지가 아니라 건강 관리의 일환이다. 수면은 심장 건강, 정신 집중, 면역력까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생리적 활동이다. 따라서 침구 청결에 투자하는 것은 곧 나 자신에 대한 투자다.
자료=영국 레스터대학교 임상미생물학과 프림로즈 프리스톤(Primrose Freestone) 교수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