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차량 속 생수병 보관, 건강과 안전 모두 위협
여름철, 차량 안에 생수병 하나쯤 비치해두는 것은 많은 운전자에게 일상적인 습관이다. 뜨거운 날씨에 자주 수분을 보충할 수 있어 편리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습관이 건강과 차량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프랑스 건강정보 전문 매체 ‘Doctissimo’는 최근 보도에서 차량 안 생수병 보관의 위험성을 조명하며, 이로 인한 화재, 유해 물질 유출, 박테리아 증식 등 다양한 문제를 지적했다.
■ 화재 위험, 실제로 존재한다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투명한 플라스틱 생수병이 ‘돋보기 효과’를 일으켜 차량 내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햇빛이 병을 통해 한 지점으로 집중되면, 시트나 매트처럼 인화성이 있는 물질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생수병 화재 사고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직사광선이 강한 한낮 시간대, 차량 유리창 근처에 방치된 생수병은 작은 렌즈처럼 작용하며 불씨를 만들 수 있다.
■ 유해 화학물질, 물속으로 스며든다
차량 안 온도는 여름철에 섭씨 50도를 쉽게 넘는다. 이 같은 고온에서는 플라스틱 병에서 비스페놀 A(BPA)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물에 스며들 수 있다. BPA는 호르몬을 교란시키고 발암 가능성도 제기된 물질로, 장기간 섭취 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에서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이 분리되어 물 속으로 유입될 수 있어, 마시는 사람의 체내에 축적될 위험도 존재한다.
■ 병 안의 세균, 보이지 않아 더 위험
차량 안에 장시간 놓인 생수는 겉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빠르게 번식할 수 있다. 병을 개봉하지 않았더라도 열에 의해 내부 환경이 변하면서, 물이 부패되거나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균들이 증식한다. 이로 인해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 질환뿐만 아니라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 밀봉된 병도 안전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뚜껑이 닫혀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위험한 착각”이라고 말한다. 열은 병 안의 물과 플라스틱을 모두 변화시킬 수 있으며, 투명하고 냄새가 없어도 이미 마시기 부적합한 상태일 수 있다. 또한 고열에 노출된 병은 형태가 변형되거나 파손돼 내용물이 새고, 차량 시트나 바닥재에 손상을 입히는 등의 2차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 안전하게 수분을 섭취하려면?
전문가들은 차량 안 생수 보관을 피하는 동시에, 다음과 같은 예방 수칙을 권장한다:
-플라스틱 생수병을 직사광선 아래 두지 말 것
-스테인리스 또는 고온 대응 친환경 재질의 보틀 사용 권장
-음료는 가능한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하고, 병은 자주 교체할 것
또한 외출 시에는 그늘진 장소에 차량을 주차하거나, 주기적으로 차량 내부 환기를 해주는 것도 내부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뜨거운 여름철, 단순히 편의를 위해 차량 안에 남겨둔 생수병 하나가 화재부터 건강 위협까지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무심코 반복하던 이 습관, 오늘부터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