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일상 사이, 나만의 꿈을 키우는 법”

한국과 대만의 문화, 캐나다에서의 성장 배경, 그리고 하늘 위에서의 일상까지. 다양한 세계를 오가며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확장해온 한 여성의 이야기가 있다. 승무원, 지속가능한 브랜드 창업가, 핸드메이드 스튜디오 운영자이자 미스 에코 캐나다 2025. 그녀는 “완벽한 정답보다, 지금 나를 설레게 하는 선택”을 믿으며 오늘도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인 어머니와 대만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대만계 캐네디언 줄리앤 니(Nieh)입니다. 버나비에서 태어나 자랐고, 프렌치 이머전 학교를 다녔어요. UBC 사우더 경영대학에서 글로벌 공급망 및 물류 관리를 전공해 2021년에 졸업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업을 해온 가족의 영향을 받아 창업이 늘 꿈이었고, 2020년 코로나 시기에 ‘티보코(Teaboco)’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가족과 함께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브랜드 ‘꾸음 스튜디오(ggümm studio)’도 론칭했고요. 여행을 좋아해 지금까지 약 30개국을 다녔습니다.
Q. 다문화적 배경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매년 방학마다 한국과 대만을 오가며 자라 문화적 뿌리에 대한 애착이 깊어요. 한국어와 중국어로 소통하는 것도 자연스럽고요. 이런 배경 덕분에 승무원으로 일하면서도 다양한 국적의 승객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울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기보다 호기심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제 삶의 큰 자산이에요. 2021년에는 1년간 아시아에 머물며 대만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고, 현지 K-팝 커버 댄스팀 활동도 했어요. 이후 한국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진로를 다시 정리했습니다. 제 배경은 늘 저를 더 넓은 세상과 연결해줍니다.
Q. 여러 문화를 오가며 가장 중요하게 지켜온 가치는 무엇인가요?
‘호기심’입니다. 세상을 한 가지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건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한계가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과 문화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질 때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요.
Q. 승무원이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요?
2021~2022년은 제 인생의 전환기였어요. 사업은 하고 있었지만, 이 길이 전부일지 확신이 없었죠. 그때 온라인으로 영어 튜터 일을 하며 전 세계 사람들을 만났는데, 태국인 수강생 한 분이 “무엇이 너를 가장 행복하게 하느냐”고 물었어요. 여행과 사람이라고 답했더니, 승무원을 추천해 주셨죠. 그 말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아 바로 지원했고, 몇 달 뒤 합격했습니다. 지금은 여행을 하며 일하고, 동시에 제 브랜드를 키울 수 있어 정말 감사한 직업이라고 느껴요.
Q. 전 세계를 오가며 일하는 삶이 가치관에 준 변화는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보람도 크지만 감정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요. 그래서 스스로를 잘 돌보는 법을 배우게 됐죠. 건강 관리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식습관·명상·운동을 꾸준히 하며 균형을 찾고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비행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첫 비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기 근무 중 갑자기 인천행을 배정받았거든요. 신입 승무원에게는 정말 드문 기회였죠. 긴장도 됐지만 팀이 너무 따뜻했고, 도착 후에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있던 언니를 만나 한강에서 라면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어요. ‘이 길이 맞구나’ 하고 확신이 들었던 순간이었어요.
Q. 승무원 일을 하면서도 브랜드를 계속 키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티보코는 2019년 케냐에서 한 달간 봉사활동을 하며 받은 영감에서 시작됐어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죠. 지속가능성과 버블티 문화를 결합해 재사용 컵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꾸음 스튜디오는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코바늘 뜨개에서 출발했어요. 헤드폰 커버 제품이 큰 반응을 얻으며 가족이 함께하는 사업으로 성장했고, 현재는 여러 편집숍과 대형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승무원 일은 재정적 안정과 동시에 삶의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Q. 가장 큰 어려움과 배운 점은요?
‘임포스터 신드롬’이었어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죠. 하지만 시작하고 실행하는 용기 자체가 강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배우며 나아가면 된다는 걸요.
Q. 여러 역할을 어떻게 균형 있게 유지하나요?
가족의 도움이 가장 큽니다. 제가 비행 중이거나 외부 일정이 있을 때는 가족이 사업을 이끌어줘요. 요즘은 특히 건강 관리에 집중하고 있고, 작은 루틴들이 제 균형을 잡아줍니다.
Q. 미스 에코 캐나다 2025의 의미는요?
10년간 도전해온 꿈의 결실이에요. 여러 번 2위를 하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마지막 도전이라는 마음으로 임했고 결국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 대회 경험도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2026년 1월, 다음 주자에게 왕관을 물려주며 이 여정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Q. 바쁜 일정 속 셀프 케어 비법은요?
침, 마사지, 필라테스 같은 관리와 집밥 위주의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여행지에서도 작은 카페를 찾아 도시를 즐기며, 매 순간에 감사하려 노력합니다.
Q. 당신의 라이프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80세가 되었을 때, 도전과 경험으로 가득 찬 삶을 돌아보고 싶어요. 정답을 찾기보다, 최대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제 답이에요.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사업은 가족의 삶을 지탱하면서도 삶을 즐길 여유가 있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 키워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