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단숨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한 화제작이 있다. 2002년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14세 소녀 납치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유괴 사건: 엘리자베스 스마트(Kidnapped: Elizabeth Smart)’다. 20여 년 전의 비극을 생존자의 시선으로 담담하고 힘 있게 그려낸 이 작품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넘어 사회적 울림을 전하고 있다.
침실에서 사라진 소녀, 9개월간의 지옥 같은 기록
사건은 2002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평화로운 가정집에서 시작되었다. 14세였던 엘리자베스 스마트는 자신의 침실에서 흉기로 위협받으며 납치되었다. 범인은 가족이 잔심부름꾼으로 고용했던 거리의 전도사 브라이언 데이비드 미첼과 그의 아내였다.
90분 분량의 이번 다큐멘터리는 엘리자베스가 인근 산속 캠프에 감금된 채 겪어야 했던 끔찍한 학대와 공포를 재구성했다. 특히 당시 9세였던 여동생 메리 캐서린이 결정적인 기억을 떠올려 언니를 구해내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시청자들에게 큰 긴장감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피해자가 아닌 활동가로”… 삶의 경로를 바꾼 용기
현재 38세가 된 엘리자베스 스마트는 이제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 안전 활동가, ABC 뉴스 해설가로 활약하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최근 세 번째 저서 ‘디투어(Detours)’를 출간하며, 트라우마로 인해 삶의 경로가 바뀌었을 때 어떻게 다시 회복하고 목적지를 찾아가는지에 대한 통찰을 전했다.
엘리자베스는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자신의 상처를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정직하게 다뤄준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그녀는 “제작진이 나의 이야기를 진실하게 다뤄주어 자랑스럽다”며, “이 다큐멘터리가 다른 피해자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결코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극을 딛고 선 ‘희망의 아이콘’
넷플릭스 공개 직후 소셜 미디어에는 “가장 무서운 사건이 이제는 가장 희망적인 생존기로 다가온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스마트는 이제 ‘피해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세상의 수많은 범죄 피해자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빛’으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비극적인 사건 뒤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삶이 계속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