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의 여파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캐나다 부동산 시장이 2026년에 접어들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캐나다 부동산 협회(CREA)의 최근 보고서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올해 주택 시장은 2025년의 부진을 딛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반등은 과거처럼 전 지역이 동시에 오르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가장 이례적인 변화는 캐나다 부동산의 심장부로 불리던 토론토와 밴쿠버 등 대도시의 정체다. 이들 지역은 지나치게 높아진 주거 비용과 대출 부담 탓에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집값이 소폭 하락하거나 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반면 그동안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리자이나(Regina)나 퀘벡 시티(Quebec City) 같은 중소도시들은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시장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소도시의 부동산 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연방 정부의 이민자 수용 규모 축소와 단기 임대 규제 강화 등 정책적 변화도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몰렸던 콘도 시장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물이 쌓이며 구매자 우위 시장으로 변모한 반면, 넓은 마당을 갖춘 외곽의 단독 주택은 여전히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재택근무가 정착된 직종의 종사자들이 더 넓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찾아 떠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주택 수요의 기준을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2026년 캐나다 부동산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주거 가성비’와 ‘삶의 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도시의 높은 진입 장벽에 지친 구매자들이 비용 효율성을 찾아 외곽으로 눈을 돌리는 ‘탈대도시 현상’이 시장 가격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되찾겠지만, 지역별 온도 차가 어느 때보다 큰 만큼 투자나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은 지역 경제의 성장 가능성과 공급 현황을 더욱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