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하고 K-팝을 들었다는 이유로 아동을 포함한 주민들을 공개 처형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앞세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포 통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앰네스티가 2025년 진행한 탈북민 25명과의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른바 ‘사상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학생들을 강제로 공개 처형 현장에 참관시키고 있다. 탈북민 최수빈 씨는 신의주에서 외국 매체를 유포한 혐의를 받은 사람이 처형되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당시 당국이 수만 명의 시민을 집합시켜 공포심을 조장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민 김은주 씨 역시 중학생 시절 학교 측의 지시로 처형장에 끌려가 모든 과정을 지켜봐야 했으며, 이는 “너희도 보면 이렇게 된다”는 식의 사상 주입 수단으로 악용되었다고 밝혔다.
처형과 중형의 사유가 된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한국의 대중문화였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을 포함한 주민들이 처형당했다는 증언이 양강도 등지에서 제기되었으며, 2021년 함경북도에서도 해당 드라마를 유포한 혐의로 처형이 집행된 사례가 보고되었다. 또한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를 듣다 적발된 10대 청소년들이 처벌받는 등 K-팝 소비에 대한 단속도 극에 달한 상황이다. 탈북민들은 ‘사랑의 불시착’이나 ‘태양의 후예’와 같은 한국 드라마가 과거보다 빠르게 북한 내로 유입되고 있지만, 이를 접하는 대가는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혹독하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은 2020년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통해 한국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소지할 경우 5년에서 1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고, 이를 유포하거나 집단 시청을 조직할 경우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혹한 법 집행 이면에는 부패 구조가 만연해 있어, 재력이나 인맥이 있는 고위층은 뇌물을 통해 처벌을 피하는 반면 힘없는 서민들만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사라 브룩스 부국장은 이번 증언들이 한국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북한의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당국이 정보 접근을 범죄화하여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공포와 부패에 기반한 자의적인 처벌 시스템이 주민들을 ‘사상적 감옥’에 가두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