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새기는 나의 삶”
낯선 땅, 낯선 언어. 많은 이들에게 이민은 불안과 도전의 연속이다. 그러나 어떤 이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 밴쿠버에서 가죽 공예 작업을 하며 공방을 운영하고, 손수 만든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는 그녀는 이민이라는 전환점을 지나 두 손으로 삶을 다시 빚어내고 있다.
단단한 가죽 위에 새겨지는 섬세한 문양처럼, 그녀의 삶에도 고유한 무늬가 새겨지고 있다. 가죽이라는 소재, 그리고 손작업이라는 느린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해온 그녀의 이야기. 그 고요하고도 강한 여정을 따라가 보려 한다.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버나비 브렌트우드에서 ‘브리즈 가죽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Kelly J. 입니다.
Q. 한국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어떤 계기로 밴쿠버로 이민 오시게 되었나요?
한국에서도 가죽공방을 운영했어요. 마음 한켠엔 20년전 밴쿠버에 잠시 살았던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기에, 결국 가족들과의 행복한 삶을 계획하고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Q. 가죽 공예에 입문하신 계기와 지금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가죽공예는 제가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일으켜준 생명과도 같습니다. 오랜 기간 공황장애로 고통 받으며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던 시기에 가죽공예와 인연이 닿았고, 그 계기로 미래를 꿈꾸며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공방을 창업하고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 안정적으로 공방을 꾸리게 되었고 현재 밴쿠버까지 이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Q. 밴쿠버에서의 작업 환경은 어떤가요?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요?
한국과 밴쿠버의 작업환경을 비교했을 때 많은 차이를 경험했습니다. 일단 사업자등록과 작업실 렌트 부분, 마켓 참여비 등 상당한 절차적, 금전적 부담이 크다고 느꼈어요. 또한 가죽공예가 대중화된 한국과는 달리 밴쿠버는 가죽 등 부자재 공급 뿐 아니라 그 외 여러가지 제약과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적응해 가며 루트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고 밴쿠버는 멋진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개방적이고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장점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Q. 작품 활동을 해오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보람을 느낀 기억은.
간혹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단순평가하고 기성품과 비교하여 평가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힘든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함께 작업한 수강생들에게 힐링이 되었다는 감사를 전해 들었을 때와 고객님들의 제품만족에 대한 기쁨, 그리고 수년 후 에이징 되어진 제품을 보여주며 잘쓰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을때는 값진 보람을 느낍니다.
Q. 작품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나 주제가 있으신가요?
브리즈는 자연을 사랑하는 브랜드입니다. 은은하게 불어오는 Breeze의 감성으로 자연을 닮아 인위적이지 않은 순수함과 자연스러움을 담아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빛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일상에 소소한 기쁨과 힐링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운영하고 계신 가죽 공예 수업이나 워크숍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현재 브리즈 가죽공방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클래스, 취미클래스를 운영중입니다. 원데이 클래스는 하루 단품수업으로 단시간에 간단히 작은 소품을 만들어 보는 수업이며 정규클래스는 가죽공예의 기본 스킬부터 차근차근 배워가는 수업입니다. 취미클래스는 원하는 소품들을 지정한 후 정기적인 츨석으로 소품들을 만들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 클래스입니다. 또한 주문 제작도 받고 있으며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만들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Q. 가죽 공예를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 혹은 이민 후 창작 활동을 고민하는 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새로운 환경에서의 창작활동은 도전이기도 하지만 많은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꾸준히 초심을 유지하며 자신의 색과 스타일을 유지한다면 언젠가는 그 노력에 대한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양한 사람들과의 폭 넓고 진심 어린 소통으로 제 작품들을 공유하며 저만의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가죽공예라는 매개가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힐링 그리고 희망이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