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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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ORI Patisserie’ 박현선 Pastry Chef & Owner

“누군가의 하루에 스며드는 ‘한입의 행복’을 구워냅니다”

▲ ‘DOTORI Patisserie’ 박현선 Pastry Chef & Owner

디저트는 때로 말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바쁜 하루의 끝에서, 혹은 누군가를 축하하고 위로하는 순간에 조용히 건네는 작은 선물처럼 말이다. DOTORI Patisserie를 운영하는 파티시에 박현선(Sunny Park). Shangri-La Hotel과 Chez Christophe의 Head Pastry Chef를 거쳐 자신만의 브랜드를 일군 그녀의 여정은 화려하기보다 단단하다. 조용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태도, 그리고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진심이 디저트 하나하나에 스며 있다.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DOTORI Patisserie를 운영하고 있는 써니(박현선)입니다. 저는2013년에 처음 베이킹을 시작했고, 2018년에 Red Seal 자격증을 취득하며 제과·제빵에 대한 전문성을 계속 다져왔습니다. Ganache Patisserie, Shangri-La Hotel, Chez Christophe를 거치며 제가 사랑하는 디저트를 더 깊이 배워왔습니다. 현재 운영하는 DOTORI Patisserie는 제 반려견의 이름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드는 작은 선물 같은 디저트를 만들고 싶은저의 마음을 담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Q. 파티시에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나 전환점이 있었나요?
A.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집에서 빵을 구우실 때 옆에서 조금씩 도와드리면서 베이킹의 재미를 알게 되었고,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배우며 보니 적성에 잘 맞아 자연스럽게 파티시에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Q. 커리어를 이어오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극복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저는 원래 조용하고 말을 아끼는 편이라 리더 포지션에 올라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때로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야 하고, 때로는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앞에서 단단히 서 있어야 했죠. 부담감에 울었던 날도 있었지만, 팀원들의 성장을 눈앞에서 보는 경험이 저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아,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구나.” 그 깨달음이 제가 리더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Q. Chez Christophe의 Head Pastry Chef로서의 경험에 대해 듣고 싶어요.
A. Chez Christophe에서 저는 수셰프로 1년 반, 헤드 셰프로 3년 동안 근무하며 두 지점의 판매 흐름을 분석해 케이크·크루아상·마카롱 등의 생산 계획과 원가 관리, 그리고 팀 운영과 레시피 효율화를 총괄했습니다. 발렌타인, 이스터, 마더스데이, 여름과 겨울 시즌처럼 매년 반복되는 시즈널 메뉴 개발도 중요한 역할이었고, 재료가 품절이거나 배송이 늦을 때는 대체 레시피를 빠르게 만들어 생산을 이어가는 일도 자주 했습니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디저트를 실험하며 브랜드 메뉴를 확장하는 재미도 컸습니다. 한편 발효기 문제로 크루아상을 전량 폐기하는 날도 있었고, 수요 예측이 잘못되어 제품이 부족하거나 남을 때도 있었지만 항상 품질을 우선으로 침착하게 대처하려고 했습니다. 이 시기는 리더십과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브랜드의 흐름을 지키는 자세를 깊이 배울 수 있었던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Q.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아이디어가 실제 디저트로 완성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A. 저는 새로운 디저트를 구상하는 순간을 가장 사랑해요. 어울리는 재료들을 떠올리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머릿속 이미지를 눈앞의 형태로 옮기는 과정부터 시작됩니다. 그다음 기존 레시피를 조정해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맛, 식감, 비주얼이 조화를 이루는 지점을 찾아가요. 처음에는 15번 넘는 테스트를 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경험이 쌓여 보통 몇 번의 시도로 원하는 결과에 도달합니다. 그 과정의 모든 순간이 저에게는 설렘이에요.

Q. 창작에 영감을 주는 취미나 에너지를 유지하는 루틴이 있으신가요.
A. 먹고 마시는걸 좋아하는 저에겐  모든 경험이 영감이 됩니다. Old Fashioned 한 잔에서 무스 케이크가 떠오르기도 하고, 멕시코에서 마신 Paloma의 맛이 새로운 디저트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죠. 한국에서 보았던 큐브 식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크루아상도 큐브 모양이면 어떨까 하며 큐브 크루아상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여행은 언제나 제 창작의 큰 스파크입니다.또 시즌이 바뀌기 훨씬 전부터 ‘이번 이스터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 하고 오래 생각하는 편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찾아오는 이유는 이렇게 맛·경험·여행·시즌감이 모두 창작의 재료가 되는 꾸준한 생각의 흐름 덕분인 것 같아요.

Q. 창작 과정에서 가장 즐겁고 보람있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구상했던 것이 실체를 띠고, 제가 상상한 맛과 형태 그대로 탄생할 때의 순간은 항상 설렙니다. 하지만 가장 큰 보람은 손님들이 제가 의도했던 감성을 정확히 읽어주시고 리뷰로 마음을 전해주실 때 찾아와요. 특히 제가 개발한 Croissant Cubes가 바이럴되며 사랑받았을 때는 창작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습니다. 제가 만든 디저트를 사람들이 찾아주고 즐겨주시는 경험은 여전히 저에게 가장 큰 동기이자 행복입니다.

Q. @dotori.patisserie 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브랜드 철학이나 감성은 무엇인가요?
A. DOTORI Patisserie는 따뜻함과 정성, 그리고 작은 감동을 전하고 싶은 브랜드예요. 귀엽고 부드러운 차분한 감성 속에서 한 입의 행복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케이크 하나에도 “오늘 하루가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만들며, 그래서 모든 주문 케이크에는 손편지와 직접 그린 스케치 카드를 함께 드리고 있어요.

저희 디저트는 French pastry 테크닉과 Asian flavor의 조화를 기반으로, 과하지 않고 재료의 본연 맛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균형을 추구합니다. 텍스쳐, 향, 맛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정직하고 편안한 맛이 저희가 추구하는 디저트의 핵심이에요. 브랜드의 비주얼 톤 & 무드 역시 반려견이 주는 포근함처럼 소박하지만 깊고, 편안하지만 특별한 감성을 담고자 합니다. 결국, DOTORI가 만들고 싶은 것은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드는 작은 선물 같은 디저트입니다.

Q. 이 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은?
A. 이 업계는 월급도 높지 않고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지만,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게 된다면 오래도록 즐겁게 일할 수 있어요. 결국 가장 큰 힘은 ‘베이킹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Q.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목표나 꿈이 있다면.
A. 앞으로는 @dotori.patisserie를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지금처럼 맛있는 마들렌·콘브레드·커스텀 케이크를 꾸준히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작은 베이커리 카페를 열어 정기 메뉴와 매달 새로운 시즈널 디저트를 선보이며 오래도록 행복하게 베이킹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제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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