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머무는 공간, 마음이 머무는 시간”
하루의 시작과 끝을 꽃과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에게 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감정을 담은 언어이자 삶의 리듬을 맞추는 존재다. 꽃이 놓이는 공간의 온도,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며, 순간을 디자인하는 그녀의 손끝에는 늘 진심이 깃들어 있다. 긴 시간의 공백 끝에 다시 피어난 꽃의 여정, 그 시간을 통해 삶의 작은 기쁨과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전하는 한 플로럴 스타일리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The Bloo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플로럴 스타일리스트이자 플라워 강사 이지명입니다. 꽃을 통해 삶의 영감을 나누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꽃과 함께하는 삶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꽃을 처음 접한 것은 약 22년 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큰어머니의 플라워 협회일을 도와드리던 때였습니다. 큰어머니께서 플라워 단체의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꽃을 접하게 되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그 매력에 빠지게 되었죠.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을 공부했고 대학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기에, ‘꽃’이라는 실물을 다루며 창의적인 디자인을 표현하는 작업은 제게 매우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우며 꽃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Q.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정이나 철학은 무엇인가요?
작품의 출발점은 매번 다릅니다. 꽃이 놓일 공간의 분위기가 주제가 되기도 하고, 꽃을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야기가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꽃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하며 디자인합니다.
Q. 작업을 하며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순간이나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중 결혼 후 캐나다로 이주하면서 긴 시간 경력의 공백을 경험했습니다. 엄마와 아내로서의 시간도 소중했지만, 다시 꽃을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죠. 그런데 최근 플라워 레슨을 진행하며 수강생들이 꽃을 통해 행복해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구나”라는 감동을 느낍니다. 그 순간순간이 저를 다시 도전하게 하고 끊임없이 배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Q. 요즘 가장 즐겨 사용하는 컬러 팔레트나 주목하는 플로럴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꽃의 컬러와 디자인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최근에는 레드와 브라운, 오렌지 톤을 조합한 가을 무드의 팔레트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요즘은 꽃과 비(非)식물 소재를 결합한 컨셉추얼 디자인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플로리스트들이 소재의 제한을 넘어 새로운 조합과 구조를 시도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고 반갑습니다.
Q. 꽃을 다루는 일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꽃을 디자인하는 순간은 아름답지만, 그 과정은 체력적으로 매우 고된 일의 연속입니다. 새벽 시장에 나가 꽃을 직접 고르고, 무거운 물통과 박스를 옮기는 일도 많거든요. 웬만한 남성 못지않은 체력이 필요할 정도로 노동 강도가 높은 직업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결과가 주는 만족감도 큽니다.
Q. 위로받고 싶은 날,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꽃이 있다면요?
저는 ‘스톡(Stock)’이라는 꽃을 정말 좋아합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도 매력적이지만, ‘사랑과 변치 않는 아름다움’이라는 꽃말 역시 마음에 깊이 와닿아요. 그래서 가끔 저 자신을 위해 스톡을 한 다발 사서 향과 함께 위로받는 시간을 갖습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현재 저는 샵과 클래스가 함께 운영되는 새로운 공간을 준비 중입니다. 꽃을 사랑하고, 꽃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자유롭게 오셔서 배우고 소통할 수 있는 플로럴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꽃은 순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 힘을 나누는 플로리스트로서의 여정을 계속해 나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