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ne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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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비 쌍무지개, 장수

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여보게
이 시대의 수 많은 늙은이들이
사람으로써 마주하는 새로운 경험을
놀래고 황당해 하고 있네

그게  말일세,
장수의 희비극 일세

태초 생명 잉태의 놀라움 이후
오직 살아남기 위한 그 혹독한
길고도 긴 생존의 싸움에서
사람은 언제나 비켜가고 이겨가며
지금의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러나
지금의 세상살이는
배불러 편안한 리듬에 길 들여져
배고픈 옛날의 땀내음을 잊고
역사에 없는 역사를 쓰고 있네
시간을 이겼다는 퀴즈 같은 자만으로
저마다 장수의 봉우리 위에 서서
모든 것 이겨 낸듯 돌아보는 지금
우리는 시간에 밀려 쇄락하는
빛 바랜 오후의 햇살 같은
우리 몸을 돌아보게 되네
부담 스러운 갈 길은 아직도 먼데
서 있기에도 기신거리는 몸이
부자유 속의 자유를 외친들
들리지 않는 허공의 헛 울림 뿐 일세

오백 년을 살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났다는 세상 가득한
뿌리 없는 신화의 흩어진 잔해 위에
우리의 믿음을 키울 수 야 없지 않은가

커피 한잔 들고
추적거리는 가을 빗방울 소리 듣네.
서슬 푸른 찬 가을 눈 흘김에
낙엽 하나 허공에 흔들 거리다
말 없이 찻잔 위 내려 앉고
비 젖어 내려앉은 낙엽 위에
서늘한 장수의 만감을 적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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