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15, 2025

새벽 등대

김석봉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바다의 호흡이 이렇게 깊은 것은
삶의 도리킴이 그렇기 때문이다
귀를 스치는 바람이
연이어 속삭이는 것은
홀로선 새벽을 알아 보기 때문이다

 

멀리 큰 물을 흔드는 누군가 있어
녹갈색 파도는 소스라치고
지쳐 누운 물보라 위에
하얀 날들이 흐른다

 

여린 날개를 차오르는
갈매기의 힘겨운 소리가
꿈을 이겨 흰 구름을 띄운다
내일을 담은 파아란 하늘 색지 위에
눈시울 닮은 안개가 핀다

 

이제
차마 눈을 가리지는
말아야해
청동 껍질 얇은
귀를 막지는 말아야해

 

아스라한 둥근 선 넘어
전설을 닮은 아픔이 있다
파란 물길 따라
아득한 기다림이 있다

 

그리고
길게 감아드는 숨 속에

 

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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