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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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브레인’, 단순한 산만함일까 ADHD의 신호일까?

업무에 집중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머릿속에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이 튀어오르며 산만해진다. 어느새 소셜미디어를 스크롤하거나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고 있고, 정작 해야 할 일은 뒷전이다. 이런 유형의 산만함은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라고 불린다. 생각이 튀어 오르는 모습이 마치 팝콘이 튀겨지는 것과 비슷하다는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이 용어는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가 저서『마인드풀 테크(Mindful Tech)』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의 집중력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이 개념을 제시했지만,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는 이들의 특징을 묘사하는 데도 적절한 용어로 쓰이고 있다.

 

ADHD와 팝콘 브레인의 연관성

정신과 전문의 제임스 커스토우 박사는 “ADHD 뇌는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연결을 만든다. 이를 ‘마음의 방황(mind wandering)’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주의가 분산되기 쉬운 ADHD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팝콘 브레인은 예술, 미디어, 영화 등 창의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정신과 전문의 쿠마란 테반 박사는 “ADHD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예술 분야에서 성공하는 이유는 그들의 신경다양성이 오히려 강점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학교 등 규칙적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오히려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한다.

ADHD 환자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지는 경향도 있다. 커스토우 박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아드레날린이 ADHD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팝콘 브레인이 초래하는 문제

하지만 이러한 뇌 활동은 ‘실행 기능 장애(executive dysfunction)’로 이어질 수 있다. 집중력 저하 외에도 계획 수립, 문제 해결, 조직력, 자기 조절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어릴 때 ADHD 진단을 받지 못하면, 학교에서는 아이가 게으르거나 문제아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부끄러움, 우울, 불안 등의 심리적 어려움이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테반 박사는 말했다.

또한 ADHD 환자들은 도파민 수치가 낮아 조용한 시간이나 휴식을 어려워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도파민을 급격히 분출시키는 활동(음주, 도박, 과식, 게임 등)에 몰두하기도 한다. 이는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며, 대인관계에서의 갈등과 충돌도 자극이 되어 반복되기도 한다.

 

팝콘 브레인이 있다고 해서 ADHD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팝콘 브레인 스타일의 사고 방식은 ADHD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지만,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모두 ADHD라고 볼 수는 없다.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환경, SNS, 짧은 영상, 각종 알림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주의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ADHD 진단을 위해서는 주의력, 활동 수준, 충동 조절 등에서의 지속적인 문제와 기능 장애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증상이 어린 시절부터 존재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팝콘 브레인을 관리하는 네 가지 방법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라

ADHD가 있는 사람은 자극적인 환경에서 더 잘 기능할 수 있다. 반복적이고 고정된 업무보다는 창의적이고 변화를 요하는 직업 환경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력이 부족한 사람은 개인비서(PA)나 정리정돈을 도와주는 가족과 함께 일상생활을 보완할 수 있다.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라

커스토우 박사는 인터넷을 “ADHD 성인의 도파민 놀이터”라고 표현하며, 지나치게 자극적인 온라인 콘텐츠는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중독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휴대폰을 식사 중 또는 침실에서는 멀리 두는 습관을 권장한다.

 

계획과 정리에 전략적으로 접근하라

반복적인 실수나 망각, 시간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과를 단순화하고, 메모나 알람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커스토우 박사는 ‘모든 할 일 목록(Dump All Task)’과 ‘당일 할 일 목록(Daily Action)’으로 나눠 작업을 정리하고, 시간 차단 기법(time blocking)과 포모도로 기법(Pomodoro Method)을 병행하는 것도 추천한다.

 

전문 진단을 받아보라

팝콘 브레인만으로 ADHD를 확진할 수는 없지만, 집중력 저하 외에도 감정 조절, 수면, 충동성 등에서 문제가 있다면 정식 진단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는 많은 환자에게 삶을 바꾸는 경험을 제공하며, 심리적 지원과 행동 요법도 함께 병행되면 더욱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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