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의 전직 비행기 기장이 필수 면허 없이 수백 건의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편을 운항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해당 조종사는 위조된 서류를 사용해 기장으로 승진한 뒤, 약 16년 동안 감시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필 지역 경찰(Peel Regional Police)은 9일(현지시간), 전직 에어캐나다 조종사인 제프리 월(Geoffrey Wall, 59)을 사기 및 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월은 상업용 조종사 면허(Commercial Pilot Licence)는 소유하고 있었으나, 대형 여객기 기장으로서 비행을 총괄하기 위해 필수적인 ‘항공운송조종사 면허(Airline Transport Pilot Licence)’는 취득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조된 자격 서류를 항공사와 항공 규제 당국에 제출하여, 지난 2009년 기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그는 2025년 은퇴할 때까지 보잉 767, 777, 787 등 대형 여객기를 몰며 900회 이상 비행을 감행했다.
이러한 불법 행위는 지난 2025년 3월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정기 평가 과정에서 서류상의 이상 수치가 발견되면서 처음 덜미를 잡혔다. 위조 사실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월은 자신의 면허 서류를 분실 및 도난당했다고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다. 이후 연방 교통부(Transport Canada)의 자체 조사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형사 수사로 전환됐다.
용의자 월은 1998년 에어캐나다에 입사해 부기장으로 근무를 시작했으며, 과거 에어캐나다 조종사 노조의 의장을 지내는 등 고위 간부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어 업계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군 헬기 조종사 출신인 그는 작년 은퇴 이후에는 온타리오주 조지안 대학(Georgian College)에서 파트타임 직원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에어캐나다 측은 성명을 내고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비행 임무에서 제외했으며 교통부에 자발적으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종사들은 6개월마다 의무적인 반복 훈련을 받고 있으며, 매년 교통부 감독관 동승 하에 비행 점검을 받기 때문에 승객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항공사 자체 감사 결과, 다른 조종사들 중에서는 면허 위반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티브 매키넌 연방 교통부 장관은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허점이 발견된다면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를 적발해 낸 것은 기존 감시 시스템이 작동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캐나다 항공 규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지적하며, 향후 항공사의 조종사 자격 검증 및 인증 절차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