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퀘벡주가 청소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고농도 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의 미성년자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조치는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과 자동판매기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규제다.
소니아 벨랑제 퀘벡주 보건부 장관이 발의한 이 법안(Bill 9)은 리터당 150mg 이상의 카페인이 들어있고 타우린이나 비타민 등이 첨가된 모든 음료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다. 법안이 통과되면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이 같은 음료를 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되며, 청소년 본인이 구매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연령을 증명할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청소년에게는 1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번 법안이 발의된 결정적 배경에는 2024년 발생한 15세 소년 자카리 미롱의 사망 사건이 있다. 당시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치료 약물을 복용 중이던 자카리는 스키 여행 중 레드불 한 캔을 마신 뒤 갑자기 사망했다. 부검 결과 고농도 카페인과 약물의 상호작용이 치명적인 부정맥을 유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유족들은 에너지 드링크의 위험성을 알리는 운동을 시작했고, 3만 5천 명 이상의 시민 서명을 모아 주 정부에 규제를 요구해 왔다.
법안 통과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6월 12일 정기 의회 폐회를 앞두고 법안을 속전속결로 통과시키려면 의원 전원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했으나, 퀘벡 보수당 소속의 유일한 의원인 마이테 블랑셰 베지나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충분한 토론과 전문가 공청회 없이 법안을 너무 급하게 밀어붙인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해 다른 정당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극적인 타협점이 마련되면서 법안 통과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에릭 뒤에임 보수당 대표가 숨진 자카리의 부모를 직접 면담한 뒤, 의사와 업계 관계자 및 편의점 업주들을 소집해 공식 청문회를 여는 조건으로 법안 통과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법안이 전격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권의 법제화 노력에 앞서 민간 시장은 이미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퀘벡 지역의 대형 약국 체인인 ‘파밀리프릭스(Familiprix)’는 약사회의 권고에 따라 주 정부의 법 통과 전임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매장 내 모든 에너지 드링크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